대한장애인체육회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2010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생중계한다. ⓒ네이버

김연아, 이상화, 모태범 등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던 2010밴쿠버올림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2010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 이어 이번 2010밴쿠버동계장애인올림픽 경기도 TV에서 생중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해 시청률 대박과 광고 대박을 터뜨린 SBS는 이번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 개회식(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과 폐회식(22일 오후 12시 30분)만 생중계하고, 나머지 경기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집해 하루 두 시간씩 낮 시간에 녹화중계할 예정이다.

이번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은 지난 베이징장애인올핌픽 당시에 비해 더 열악해졌다. 지난 베이징올림픽때는 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윤석용)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함께 온라인인터넷방송을 통해 한국선수단의 경기를 생중계했지만, 올해는 인터넷 생중계도 볼 수 없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올해도 네이버 공식 블로그(blog.naver.com/KOSADBLOG)를 통해 개회식을 생중계하지만, 경기 생중계는 하지 않는다.

이번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 방송 편성에 대해 SBS 관계자는 “차별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다. 장애인올림픽 방송을 하기 위해 올림픽 조직위에 기부금을 내고, 드라마 재방송 등 수익성이 있는 기존의 방송편성도 포기하는 등 수억원의 비용을 들였다. 하이라이트 장면 방송도 역대 장애인동계올림픽 방송 중 최대 분량”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애인경기 생중계에 대해 “김연아 선수등의 경기처럼 시청률이 높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주요시간대의 정규편성을 바꿔가면서 생중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정보문화누리의 김철환 활동가는 “SBS가 상업방송이긴 하지만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장애인올림픽도 생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환 활동가는 “SBS는 독점중계로 인해 타 방송사의 생중계 기회를 차단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광고가 안 붙는다는 이유로 장애인경기를 방송하지 않는 것도 핑계일 뿐,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장애인 경기를 누가 볼 것인가’하는 생각도 편견이다. 방송법에 명시된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올림픽도 생중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2008년 9월 26일 공중파 3사가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을 생중계하지 않아 장애인의 방송시청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에이블뉴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2008년 9월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이 끝난 후 MBC, KBS, SBS 등 공중파 3사가 모두 장애인올림픽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장애인의 방송시청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이었던 배용한씨는 “장애인들의 경기도 중계됐다면 분명 사회적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방송사가 장애인올림픽은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갖고 장애인을 차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진정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지난 2009년 초에 각하 통보를 보내와 “방송사가 결정할 일이지 인권위에서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국뇌병변장애인협회 김태현 부장은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오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오는 12일부터 열흘간 진행되는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는 알파인스키와 아이스슬레지하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휠체어컬링 등 5개 종목에서 25명의 한국선수들이 출전한다. 역대 최다 종목, 최다 인원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한국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의 스릴과 감동을 생생히 느낄 수가 없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 체육경기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한 자리에 모여 경기를 지켜볼 날도 아직 멀었다.

독점 중계로 시청률과 광고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SBS는 홈페이지에 '올림픽의 감동 다시보기'라는 특별페이지를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장애인동계올림픽 특별 페이지는 찾아볼 수 없다. ⓒSBS 홈페이지 캡처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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