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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적 장애등급제, 생의 사각지대에 놓이다

잘못된 판정, 기본권리 혜택 박탈…'복지식당' 14일 개봉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4-12 14:25:31
영화 복지식당 메인포스터.ⓒ(주)인디스토리 에이블포토로 보기 영화 복지식당 메인포스터.ⓒ(주)인디스토리
복지식당’은 사회적 기준을 배제한 채 오직 의학적 기준에 의거해 정해지는 장애등급 제도의 실태를 조명한 영화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는 중추신경이 손상되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지만, 의학적 기준만 반영하는 장애인 등급 제도의 모순에 의해 경증장애인으로 분류되어 5급으로 영구판정을 받는다.

복지식당’은 등급 하나의 차이로 삶이 뒤바뀐 ‘재기’의 일상을 통해 장애인 등급 제도의 허점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벼랑으로 내모는지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사회에 책임을 묻는다.

장애 정도에 따라 1급에서 6급으로 장애인을 나눈 뒤 등급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인 장애등급제는 공급자 중심의 기준 확립으로 장애인 개개인을 고려하지 않는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복지식당’ 속 ‘재기’도 잘못된 등급을 받아 장애인 콜택시, 휠체어 할인, 취업서비스 등 마땅히 제공받아야 할 혜택에서 모두 제외된다. ‘재기’는 몸의 장애가 삶의 장애로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 등급을 바꾸는 행정 소송을 준비하지만, 한번 정해진 등급은 영구적으로 판정되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88년 도입된 장애등급제는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폐지되었고,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1~3급)와 ‘심하지 않은 경우’(4~6급)라는 이분화한 ‘장애정도’ 구분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재정될 제도에 맞는 확실한 대책 마련이나 점검 없이 실행된 폐지는 또 다른 복지 사각지대를 초래했다.

기존 1~3급에게만 주어지던 활동지원서비스를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결과에 따라 등록 장애인이면 누구나 수혜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지만, 예산 증축 없이 진행된 수혜자 확대는 오히려 기존 수급자의 활동지원 서비스 감소나 수급자격이 박탈되는 등 장애인 복지 제도 전체의 허점을 강화했다.

실제로 장애등급제를 폐지한 지난 2019년 이후 신규로 활동 지원 신청을 한 장애인 중 하루 16시간의 지원을 받는 ‘1 구간’에 해당하는 사례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와 장애인콜택시 같은 특별교통 수단의 시외 운행에 필요한 예산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의무조항으로 되어있던 예산 지원이 국토교통위원회를 거치면서 임의조항으로 바뀌었고 장애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지점이 법적인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 목소리 높이고 있다.

장애인 복지 제도가 장애 유형이나 장애인들이 처한 환경적 특성을 충실히 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계속해서 제시되고 있다.

복지식당’ 속 ‘재기’도 가장 기본적인 지원 제도인 장애인 콜택시(교통약자지원서비스) 없이는 이동권을 보장받을 수 없고, 이는 곧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속 핵심 키워드인 장애등급제의 실태와 현실을 짚어내고 우리 사회 복지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복지식당’은 14일 극장 개봉해 사회에 꼭 필요한 질문을 건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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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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