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극본 유송이, 연출 이현석)는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뜨뜻미지근해진 37살의 주인공에게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살의 내가 찾아와, 나를 위로해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라고 한다.

37살의 주인공 반하니(최강희 분)는 조아제과 계약직 사원으로 오징어 탈을 쓰고 마트 앞에서 오징어 과자를 홍보한다. 한 아이가 허겁지겁 과자를 집어 먹더니 알레르기 반응이 나고, 아이 엄마는 반하니 탓을 하는 바람에 홍보사원에서도 쫓겨난다.

안녕? 나야! ⓒKBS

반하니는 사진찍기가 취미라 아빠가 남겨 주신 유품 카메라로 갈대밭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톱스타 안소니(음문석 분)가 촬영을 하다가 오줌을 누러 왔다가 카메라를 든 반하니를 보고 자신을 찍었다고 노발대발하며 카메라를 집어던져 부순다. 화가 난 반하니가 안소니에게 악플을 달았다가 고소를 당해 오징어 탈을 쓴 채 유치장에 갇힌다.

조아제과 한지만(윤주상 분) 회장에게는 철부지 아들 한유현(김영광 분)이 있다. 자나 깨나 자식 걱정하는 한 회장은 한유현에게 불호령을 내렸고, 한유현은 일주일 만에 100만 원을 벌어 오겠다고 큰소리쳤으나 실패하는 바람에 속옷 바람으로 코트만 입은 채 쫓겨난다.

순찰을 돌던 경찰이 한유현을 발견하고는 바바리맨이라고 오해하여 유치장에 가둔다. 반하니와 한유현은 유치장에 만났으나, 안소니가 고소를 취하했고, 한유현은 사촌 형 양도윤(지승현 분)이 신원을 보증하여 유치장을 나온다.

반하니와 한유현은 유치장을 나왔으나 한유현은 돈이 한 푼도 없었기에 반하니에게 손을 내민다. 반하니는 한유현이 자신보다 더 짠해 보여서 한유현을 도와주고 편의점에서 과자와 맥주까지 사준다.

반하니와 한유현의 만남. ⓒKBS

그러나 반하니는 오징어 과자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이 해결되지 않았기에 급하게 가려던 중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가는데 깨어보니 옆 침대에 20년 전 17살의 반하니가 있었다. 반하니는 17살의 반하니(이레 분)와 같이 살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딸이라고 한다.

조아제과 한 회장은 허름한 차림으로 마트 안을 어슬렁거리며 시식코너를 배회하지만, 날카롭고 냉철한 사업가의 마인드로 조아제과를 살피고 있었다. 과자는 단순한 간식거리가 아니라 누군가의 기쁨이고 추억이며, 누구에게나 친근하면서도 가까운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조아제과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인데, 아들 한유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 회장은 아들의 버릇을 고치고자 아들이 일주일에 100만 원을 번다는 약속을 못 지켰으므로 한유현을 회사 식당 조리실에서 일하라고 했다. 한유현이 철딱서니가 없는 부잣집 도령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한식 조리사 등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했고, 더구나 한번 하면 한다는 성격이라 조리실에서도 열심히 일한다.

37반하니와 17반하니. ⓒKBS

한 회장 집에는 여동생 한지숙(백현주 분)이 같이 살고 있었는데, 한지숙의 아들 양도윤 (지승현 분)과 며느리 오지은(김유미 분)도 함께 살고 있었다. 조카며느리 오지은이 임신을 해서 한 회장도 좋아했다.

한유현은 집을 나가 고시원에 살면서 반하니와 같이 어울리기도 한다. 반하니는 조아제과 계약직에서도 잘린 것이 억울해서 17반하니와 같이 조아제과 앞에서 시위한다. 우연히 한지만 회장을 만났을 때 과자를 왜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반하니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달콤한 조아제과 과자가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반하니는 낙하산으로 개발팀에 특채된다. 오지은 개발팀장은 반하니에게 공장에 가서 시제품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택시를 기다리던 반하니 앞에 한유현이 차를 가지고 나타난다. 반하니와 한유현은 시제품을 가지고 오다가 다리 위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을 보고 차를 세우는데, 다리 아래 고등학생이 빠져 있고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반하니는 차에서 과자봉지를 꺼내서 테이프로 이어서 튜브를 만들어 물에 빠진 학생에게 가져갔고, 반하니가 남학생을 구하고는 발에 쥐가 났으나 한유현이 반하니를 구한다. 구경꾼들은 휴대폰으로 이 장면을 찍으며 박수를 보냈지만, 반하니와 한유현이 물 밖으로 나와 보니 사람들이 과자를 다 먹고 없었다. 과자봉지 안에 질소가 들어있어 튜브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반하니는 회사로 돌아 왔으나 빈손에다가 시간도 지체해서 또다시 잘릴 위기였다. 그러나 텔레비전에서 조아제과 직원이 과자봉지 튜브를 만들어서 물에 빠진 남학생을 구했다는 뉴스가 나가자 조아제과 과자는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한다.

질소 과자봉지 튜브로 사람을 구하는 반하니. ⓒKBS

조아제과에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반하니는 알레르기 없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유현과 합심하여 두부와 쌀 딸기 등으로 과자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한지만 회장은 눈이 자꾸 침침해져서 약을 먹고 있었는데, 동생 한지숙은 조아제과에서 전무로 있으면서 조아제과를 차지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반하니와 오지은은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단짝이었지만 어쩌다 뜨악해졌으나 조아제과에서 다시 만났다.

한 전무는 오지은에게 반하니와 한유현의 공모전 레시피를 거성제과로 보내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공모전 레시피는 거성제과 레시피를 표절했다고 감사팀에 제보하여 반하니와 한유현은 감사팀에서 조사를 받게 한다.

한 전무는 조아제과를 차지하기 위해 공모전 레시피 표절에다 주가를 폭락시켰고 이번에는 조아제과 과자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나왔다고 했다. 사무실에서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던 한 회장은 눈앞이 흐려지면서 쓰러졌다. 양도윤은 한 회장을 병원으로 옮기고 한유현에게 연락했다. 한 회장은 입원했고 앞이 보이지 않았으나 아들 한유현은 그때까지도 아버지의 실명을 알지 못했다.

한 전무의 아들 양도윤은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었다. 조아제과에서 기획 이사를 맡고 있던 양도윤은 한유현이 남의 것을 표절할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한 전무는 양도윤이 나서면 안 된다고 했다. 한 전무는 여자라고 무시해서 아버지가 조아제과를 오빠한테 줬으니 이제 조아제과를 찾아와야 된다는 것이다.

한지숙은 양도윤에게 오빠 한지만의 지분을 양도 받을 것을 지시했고, 양도윤은 이일로 실명까지 한 외삼촌에게 그렇게까지 해야겠냐며 분개했다. 한지숙은 우리 가족을 위한 거라고 했다. 양도윤은 “우리 가족을 위한 게 아니라 어머니의 욕심 때문이잖아요.” 그러자 한 전무는 오지은도 이 일에 가담했다고 한다.

한지숙에게 애원하는 오지은. ⓒKBS

산부인과에서도 오지은의 태아가 너무 작다며 마음을 편히 가지라고 했다. 오지은은 시어머니 한지숙의 악행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반하니에게 상의했다. 친한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하니는 결국에는 나쁘게 될 것이므로 바로 잡아 주라고 했다.

오지은은 반하니와 한유현의 공모전 레시피를 거성제과에 넘기지 않았기에 레시피 표절은 무산되었다. 그러나 오지은은 큰맘 먹고 시어머니 한지숙에게 이쯤에서 멈춰달라고 애원했다.

한지숙 : “닥쳐. 내 아들하고 결혼했을 뿐이지. 한 번도 널 며느리로 생각한 적 없어. 똑바로 들어. 네 배속에 있는 애는 우리 핏줄이지만 넌 아니야.”

한지숙은 한지만보다 조아제과 주가 적었으므로 주가를 폭락시켜 그 틈에 주를 사들였던 것이다. 그리고 구조조정이라면서 조리실 직원들과 미화원을 전부 해고하고 외주를 주겠다고 했다.

조리실 직원들과 미화원들은 조아제과의 정직원이라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해고라니. 그 소식을 들은 한유현은 아버지라면 동고동락한 직원들을 절대로 해고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아버지의 실명을 알게 된 한유현. ⓒKBS

한유현은 아버지 한 회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형 양도윤에게 전화를 하니 한 회장은 급한 일이 있어서 해외 출장을 갔다고 거짓말을 하고 한 회장을 별장으로 데려갔다. 양도윤은 아내 오지은을 위해서 엄마 한지숙 편에 서기로 했던 것이다.

양도윤은 외삼촌 한지만이 실명을 했으므로 거짓 서류를 내밀고 별장에 가둔 것이다. 그러나 아들 한유현이 양도윤의 뒤를 밟아 아버지의 실명을 알게 된다. 조아제과는 이사회의에서 정리해고 안을 통과시키려 하는데 한유현이 나타나서 안 된다고 한다.

한지숙 : “회장 아들이면 다야?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나서, 당장 끌어내.”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고 휠체어에 앉은 한지만 회장이 들어온다. 오늘 회의는 여기 까지만.

한지만 :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직원들을 다 잘라내자는 것이 네 방식이야?”

한지숙 : “우리는 기업이에요. 매출을 늘리고 이윤을 남겨야 하는 기업.”

한지만 : “처음으로 눈을 잃은 게 다행이라 생각되는구나. 괴물처럼 변한 너의 얼굴을 안 보게 되어서.”

한지만과 한지숙. ⓒKBS

개발팀 직원이 전하기를, 한 회장이 아드님하고 같이 나타나서 정리해고는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개발팀 직원들은 회장님 아들이 누구인가 창밖을 내다본다. 반하니는 그때까지만 해도 한유현이 회장 아들임을 모르고 있었다.

반하니는 한유현이 자기를 속였다는 것이 괘씸했지만 지금은 한유현을 도와야 될 형편이었다. 한지숙 전무는 대표이사가 실명되어 더 이상 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대표이사 해임안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했던 것이다.

한유현과 반하니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소액주주들의 동의서를 받는 일밖에 없었다. 조아제과 직원들은 어릴 때부터 조아제과에 입사하는 것이 꿈인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조아제과에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주위에서 부러움을 산다고 했다.

한유현과 반하니는 조아제과를 좋아하는 직원들을 앞세워 소액주주들을 설득해서 동의서를 받으러 다녔다. 한 전무는 한유현이 소액주주들을 만나러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

‘안녕? 나야!’는 수·목 드라마로 내일 밤 16회로 끝이 난다. ‘안녕? 나야!’는 37반하니와 17반하니가 나오는 판타지와 별 볼일 없는 반하니가 부잣집 아들 한유현을 만나서 꽁양꽁양하는 신데렐라 로맨스다.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17반하니가 살아서 돌아가고, 한지만 회장의 해임안이 부결되지 않을까 싶지만,

‘안녕? 나야!’에서 필자가 보는 것은 로맨스 코미디가 아니라, 한지만이 시각장애인이 되었으므로 더 이상 조아제과의 대표이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한지숙이 여자라서 아버지는 아들 한지만에게 조아제과를 물려주었기에 억울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에서 장애인 차별을 받는다. 그에 못지않게 여성 차별도 받는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되겠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

아버지와 아들. ⓒKBS

‘안녕? 나야!’에서도 한지만 회장이 비록 시각장애인이 되었지만,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단지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대표이사직에서 끌어내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지숙이 여자라는 이유로 조아제과 대표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한지숙은 여자로서 조아제과의 대표이사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당당하게 실력으로 맞서야지, 공모전 레시피를 표절이라 조작하고, 공장장을 매수하여 주가를 폭락시키고, 과자에 이물질이 들어 있다고 거짓 제보를 하고, 조리실과 미화원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는 등의 부도덕한 악행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은 사라져야겠지만, 여성으로 꼭 필요한 임신과 출산, 육아 외에 여자이므로 배려 받기를 원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안녕? 나야!’는 오늘 그리고 내일 끝이 나는데, 드라마는 이미 마지막까지 다 마무리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안녕? 나야!’는 37반하니와 17반하니의 판타지와 신데렐라 이야기지만, 굳이 욕심을 부리자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면 좀 더 아름답지 않을까 싶다.

한지만 : “내가 이제 나이도 있고 시각장애인이 되어 업무를 보기가 어려우니 이제부터는 네가 조아제과를 맡았으면 좋겠다.”

한지숙 : “아니요, 아직은 조아제과를 오빠가 맡으셔야지요. 그 대신 제가 오빠의 눈이 되어 드릴게요. 오빠가 좀 더 연세가 많아지면 그때는 제가 맡을게요.”

장애인이라도 그가 필요로 하는 것만 보안하고 배려해 주고, 여성도 마찬가지다.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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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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