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화백은 지난 30여 년간 지적장애인의 아픔을 화폭에 담아온 세계유일의 화가다. 그동안 묵묵히 장애인의 삶을 그렸는데 그에게 도약의 기회가 왔다. 지난 2015년 국내 화가 중 최초로 미국 뉴욕에 있는 UN 본부에서 초청받아 개인 전시회를 개최할 기회가 왔던 것이다.

김근태 화백의 루브르 전시회. ⓒ최호순

그의 전시작품은 ‘들꽃처럼 별들처럼’이라는 지적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자연 속에서 꾸밈없는 모습으로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담았는데 총 길이가 100미터에 이르는 대작이다. 이 작품은 비발디 사계에서 모티브를 얻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그 속에 지적장애인을 담아냈다. 지적장애 어린이들의 희로애락을 꾸밈없는 모습으로 자연과 하나 되는 일상을 화폭에 담았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김 화백은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 개막 기념 초대전, 독일 베를린 장벽과 독일문화원 전시, 프랑스 파리 OECD 전시, 한국 평창 패럴림픽 전시 등 국제적인 전시회에서 작품들을 선보였다.

김근태 화백은 젊은 시절 장래 화가를 꿈꾸면서 파리 그랑슈미에르 아카데미에서 그림 공부를 했다. 그 무렵 그랑슈미에르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하면서 틈이 나면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했는데 “내 그림이 만약 저기에 걸린다면…….”을 꿈꾸었다.

작품을 설명하는 룩셈부르크 갤러리 관장. ⓒ최호순

그리고 지난 10월 19일에서 21일,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김근태 화백에게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게 된 것만 해도 감개무량인데 그보다도 더 가슴 저리고 눈물겨운 사연이 있었단다.

10월 19일 전시회 개막식에는 유네스코 직원들 뿐 아니라 룩셈부르크 갤러리 관장을 비롯하여 지난 번 유네스코 전시회 때 참석했던 프랑스의 사진작가 자비에 루케지(Xavier Lucchesi)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전시회에서 파리 청년의 이야기. ⓒ최호순

특히 프랑스 청년 한 사람이 김근태 화백에게 ‘그림을 그려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이날 재불동포 세실리아협회 김혜영 대표가 통역을 했는데 통역을 한 김혜영 대표는 물론이고 듣는 사람들도 다 울었다고 한다.

김혜영 대표는 전시회가 끝난 후 그 청년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만들었다는데, 루브르 전시회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 온 김근태 화백의 최호순 매니저가 이 사연을 필자에게 전해 왔다.

“나는 당신이 말하는 김근태 화가의 마음을 알아.

나의 형은 지적장애인인데 2015년에 세상을 떠났어.

그 형은 117kg로 뚱보였는데 먹는 것 밖에 몰랐지.

난 형을 바라보면 늘 슬펐고 불행했어.

그러나 형은 반대로 나를 바라보며 늘 웃었고 행복해했어.

정말 나를 바라보는 형의 시선에는 그저 사랑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지.

난 그렇게 형의 천진난만한 웃음에 의해 키워졌어.

늘 불행했던 나는 저녁마다 목욕을 하듯 그의 순수한 웃음에 의해 매일 씻겨졌지.

그렇게 나는 순수한 시선에 의해 교육되고 키워졌지.

형은 아직도 나의 마음에 선명해.

형은 저 그림의 엄마가 안고 있는 아이처럼 늘 한 살짜리의 얼굴이었어.

형은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늘 어린애였지.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우리는 그들을 보고 무서워하고 슬퍼하지.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보고 기뻐하며 행복해해.”

루브르 전시회에서 김근태 화백. ⓒ최호순

그 파리 청년은 이런 그림을 그려줘서 고맙다고 했는데 모두가 감정이 북받쳐서 우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미처 그 청년의 이름은 물어 보지 못했다고 한다.

루브르 전시회는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았고 많은 관람객들이 김근태 화백에게 “이런 작품을 그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 화백도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내는 덕분에 그동안 여러 곳에서 전시를 했지만 이번 파리 루브르 전시가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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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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