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최근 ‘2015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 문화제 시상식’을 개최했다.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 문화제는 장애인의 잠재된 문화예술 역량을 계발하고, 장애인도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근로 주체임을 알려 올바른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는 운문, 산문, 사진, 컴퓨터그래픽/동영상, 광고 등 5개 부문에 총 424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작품 1,017점을 응모했고, 1·2차 심사를 통해 총 65점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운문, 산문 부문 입상작 26점을 소개한다. 운문 부문 가작 수상작 5편이다.

풀꽃

남상임(여⋅시각)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보이던 얼굴

흔들림이 없어

아픈 줄도 몰랐다

때로는

장미처럼 붉고

향기롭지 않다고

투정어린 낯빛

던진 적도 있었다

농담이 짙은

바람을

안아보고서야

알았다

당신도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낮은 걸음으로

다가서 보지만

솎아진

꽃잎에

까만 씨가

매달린다

장유진(여⋅뇌병변)

항상 웃고 있습니다.

매일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바람과 햇님과 풀과

함께 박자를 맞춰

춤을 춥니다.

꽃의 마음은

친구의 마음을 알고

함께 좋아 합니다.

그래서

꽃은

친구가 많은가 봅니다.

친구도 꽃이 좋은가 봅니다.

석란

이미성(여⋅시각)

달빛을 지고

면벽을 하다가

흰 발가락으로

암벽을 탄다

떨리는

벼랑 끝으로

활짝 일어서며

향기를 꽂는다

척박한 곳에도 꽃은 핀다

김재빈(남⋅지체)

어느 봄날

마음의 길을 열어 집을 나설 때

좁은 골목길 콘크리트 바닥

그 실금 간 틈 사이로 핀

한 송이 민들레꽃을 본다

아무리 흰 머리 훌훌 날려

어디서나 피는 꽃이라 해도

아, 먼지뿐인 이런 곳에...

허리 굽혀 가만 들여다보면

눈물 고여 아롱진 광휘의 세계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도

내려쬐는 땡볕 속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는 민들레

누군가의 무심한 발길에

무참히 밟히고 쓰러져도

또 다시 일어서는 그 민들레

내일 아침에는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

영롱하게 빛나리라

어머니와 빗

장화연(여⋅청각)

어머니 생각하면 고향집 마루

봄볕이 먼저 다가온다

아침마다 나를 안처놓고

참빗으로 올을 가다 듬던

내 까만 머리가 가즈런해 지면

옥양목 앞치마가 받아낸

몇가락 머리 카락을

툭툭털고 일어서던 어머니 에게선

나로인해 이어진 꿈이 보였다

한평생 여자의길

동여매고 살아온자리

어머니의 낡아가는 세월속에 길들여진 빗

나 때문에 사는것 같에도

너 때문에 산다고

끝내 하지않은 말한마디

어머니가 비춰내던 거울을 보며

오늘은 내가 어머니 닮은 내 머리를 빗긴다

기름때 길들여진 아름다운 추억을 숨긴빗

촉촉이 봄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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