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성환 신부) 산하 서울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가 지난 16일 동성고등학교 강당에서 ‘제31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제28회 한자리 축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아름다운 세상아, 아름다운 사람아’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매년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열리고 있으며, 올해로 벌써 28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매년 장소가 열악해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왔고, 올해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장소로는 매우 열악했다.

행사가 열린 동성고등학교 2층 강당은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 비장애인화장실 안에 위치해 있었다.

장애인화장실은 여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문을 열고 닫을 수 없었고, 문고리 장금 장치 이용도 힘들었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가 들어갈 수 없었다. 용변기 손잡이도 넓게 설치돼 있었고, 비상호출버튼·휴지걸이·세면대가 없었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이 전동휠체어 장애인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가는 상황이 연출됐고, 전동스쿠터를 타고 온 중증장애인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자녀와 함께 온 어머니는 소변기 통을 들고, 1층 남자장애인화장실에 들어가 활동보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공연장으로 가는 길의 경사가 가파르고, 공연무대도 높아 공연에 나설 휠체어장애인을 자원봉사자들이 들고 오르내려야 했다.

서울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 진행요원에게 이러한 불편한 곳에서 행사 동기를 물으니, “장소가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것을 알지만 공연장소가 좋아 이곳에서 행사를 하게 됐다”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김용태 신부는 담화문에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우리가 장애인 각자의 소중함과 역할을 존중해줄 때 이들이 외로움과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신부는 또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촉구한 뒤 “장애인 35%가 장애인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장애인은 생활에 조금 더 불편을 느끼고, 다른 이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행사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이웃사랑 실천을 강조하는 종교 단체에서 말은 기름 바른 것처럼 번듯하게 하면서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조차 불편함과 차별을 느껴야 하겠냐”고 씁쓸해 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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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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