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3차례에 걸쳐 생활민원 제도개선 검토회의를 갖고 장애인생활민원 57개를 검토했다. 이중 18개는 수용하기로, 21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나머지 18개는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에이블뉴스는 이번에 검토된 생활민원 중에서 장애인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과제들을 골라 소개한다.
9. 한국영화 한글자막 지원 확대 중장기 검토
청각장애인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배우 이병헌의 헐리우드 진출작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은 볼 수 있지만, 순식간에 750만명을 돌파하며 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해운대>는 볼 수가 없다.
청각장애인은 영화관에서 외국영화는 자막이 지원되기 때문에 볼 수 있지만 자막이 없는 한국영화는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청각장애인이 영화관에서 한국영화를 보려면 한글자막이 꼭 있어야 한다.
한글자막 지원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자막 발생기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자막 발생기를 구입해 영화관에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13곳의 영화관이 자막 발생기를 지원받아 한국영화에 한글자막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는 연말까지 총 5곳이 추가될 예정이다.
현재 전국 스크린 수는 2천여개로 한국영화 점유율이 40%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전국 800여개 스크린에 한글자막 발생기가 설치돼야한다. 하지만 아직 20곳도 채 되지 않은 실정으로 청각장애인이 한국영화를 마음 놓고 보기에는 갈 길이 멀다.
영화 및 비디오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도록 명문화되어 있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영화 한글자막 지원사업의 근거가 되고 있는데, 결국 예산부족으로 한글자막을 제공하는 영화관이 더디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아인협회 등 장애인계의 입장은 전국 800개 스크린에 한글자막 자동자막기를 설치해 청각장애인들이 원하는 영화관, 보고 싶은 한국영화를 선택해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생활민원제도 개선 회의에서 한국영화 한글자막 지원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결정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영화계 의견수렴 및 예산 확보방안을 수립하겠다는 것.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는 “장애인 영화향유권 및 정보접근권 제고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한정된 예산규모를 감안, 중장기적인 예산 확보방안 수립 및 영화계의 의견수렴이 요구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재 영화 자막·화면해설 사업은 영화발전기금의 영화향유권 강화 사업의 알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확대를 위해 사업예산 부담 분배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