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장애인 중 대다수가 지적장애인이며, 가해자도 친척이나 지인이 많아 여성장애인에 대한 피해 예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여성장애인의 성폭력 피해 예방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벌이는 모습. ⓒ에이블뉴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장애인 중 대다수가 지적장애인이며, 가해자도 친척이나 지인이 많아 여성장애인에 대한 피해 예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부설 목포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이미진 소장은 5일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하 여장연·상임대표 장명숙)이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여성장애인 성폭력 지원실태와 해결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여장연 상담소 10년 상담분석을 통한 여성장애인 성폭력 실태현황 보고'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여장연 부설 기관인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8개소에서 지난 10년간 상담 지원한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피해 실태 보고를 중심으로 정리된 것.

발표에 따르면 성폭력 상담 총 3만7,342건에서 성폭력 피해 실 사례수는 총 4,353건으로 이 중 강간이 3,034건으로 69.6%를 차지했다. 이외 성추행은 852건, 성희롱은 117건, 기타 350건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성폭력 피해 사례 중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인 경우는 3,090건으로 전체의 70.9%를 차지했다. 이외 지체장애인인 경우는 474건, 뇌병변장애인은 236건, 정신장애인은 184건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자 연령은 20~29세가 1,79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4~19세가 875명, 30~39세가 778명 등으로 나왔다. 13세 미만도 188명으로 나타나 여성장애아동의 피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자(전체 4,380명)의 유형을 살펴보면 동네 사람이나 아는 사람이 1,266명으로 28.9%를 차지했으며, 모르는 사람이 14.9%(654명), 친척이 11.9%(521명)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연령은 미파악이 36.3%(1,493)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적장애인 피해자가 인지능력이 낮아 가해자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50세 이상이 20.2%(887명), 40~49세가 15.4%(675명), 20~29세가 12.1%(533명), 30~39세가 11.5%(505명)로 나타나 중·장년층의 가해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장소는 피해자의 집이 가장 많았으며, 야외나 가해자의 집, 숙박업소나 시설학교도 피해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이밖에 가해자를 고소·고발한 결과(전체 1,444건)를 보면 미결이 441건, 승소 183건, 합의 123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미진 소장은 "이같은 성폭력 피해는 우리사회의 여성의 성을 통제하고 억압해도 된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문화는 특히 소외계층에 놓여져 있다"며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인 성폭력 피해 여성장애인을 위한 정책 마련이나 인권보호 활동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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