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제3차 최고지도자포럼’에서 강의 중인 줄리엣 교수.ⓒ에이블뉴스

"미국은 장애를 흑인, 동성애자와 마찬가지로 소수그룹으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다양성 그룹과의 차이가 커서 고용부분은 여전히 힘든 게 현실입니다. 앞으로 오바마정부가 고용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Juliet C. Rothman 교수는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3차 최고지도자포럼’에 참석, ‘다양성으로서의 장애에 대한 고찰과 논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줄리엣 교수는 미국의 사회복지를 저명한 실천 전문가로, 버클리대학교, 아메리카 대학교, 미국 가톨릭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장애학을 보편화시킨 인물이다.

이날 줄리엣 교수는 먼저 미국에서의 ‘장애 다양성’을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 사회복지 속 장애인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문학, 예술, 공학, 심리학 등 다양한 곳에서 스며들어있다는 설명. 즉, 장애는 다양성의 한 영역으로 포함된다는 것이다.

줄리엣 교수는 “사회복지사들은 혜택을 주는 공무원, 주택보급, 생활시설, 상담 치료 등 역할이 너무 많다. 대부분 미국 사회복지사들은 장애에 대한 것은 집중적으로 하지 않다”며 “재활학과에서도 장애를 전체적인 다양한 집단 중 하나로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줄리엣 교수가 장애가 다양성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장애로 인한 억압, 소외, 격리, 차별 등의 부정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줄리엣 교수는 “1960년대 미국의 시민사회운동이 그간 억압된 고용, 주거, 교육, 공공기관의 접근 등 동등한 권리를 누리기 위해 시작됐고, 동성애자 등 소수그룹에 들어가 사회적 약자 혜택을 받았다”며 “50년전만 해도 장애아동을 버리고, 불쌍하게 보는 모델, 뭔가 잘못해서 조의 대가라는 모델로 보는 시선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회의 주요그룹과의 차이를 가진 소수그룹, 흑인, 동성애자 등 다양한 소수그룹 속 인정받게된 장애. 이들은 흑인이 차별금지를 외치며 혜택을 받았던 교육, 주거, 편의시설 부분에 대해 정책적 보호를 받게 됐다.

정책적 혜택을 받으면서 탈시설화 되고 자기선택권이 넓어지는 장점이 생겼다. 전문가에 의한 서비스가 아닌 당사자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

특히 편의시설 부분에서는 시간이 긴 신호등, 오고가는 소리가 다른 건물 등 대폭적으로 혜택이 넓어졌다고 줄리엣 교수는 설명했다.

줄리엣 교수는 “모든 건물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 안되면 준공자체가 안 될 정도로 잘 되있다”면서 “시각장애인 학생이 출판사에 전화해서 어떤 부분이 고려된 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출판사가 준비된 책을 판다. 학교내에서도 동료상담이 보편화되고 있는 등 다양성을 인정받으면서 자신감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그룹으로 인정을 받다보니 가족에서의 소외감, 다양성 그룹과 섞일 수 없는 큰 차이가 있었다.

줄리엣 교수는 “시인하고 싶지 않지만 장애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벗어날 수 없다. 항상 비장애인처럼 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결국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법적인 보호가 된다해도 아직도 미국에서 장애인들은 무시당하고 불편함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바로 고용 문제다. 비장애인의 경우 평균 고용률이 95%인 반면, 장애인은 34%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

해결하지 못한 고용부분을 오바마정부에서는 장애인고용률을 7%로 올리고 감시하겠다고 하지만 걸림돌이 많다. 고용활성화에 대한 장애인계의 반응은 좋지만, 미국사회에서 고용률을 표시한다는 자체가 역차별이라는 고민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줄리엣 교수는 “장애인고용은 미국에서도 큰 문제고 핫이슈다. 다양성 그룹은 공통항목이 많은 반면 장애인은 타 그룹과의 차이가 많아서 협력이 되지 않는다”며 “내부장애인일 경우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않고 다양성 그룹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줄리엣 교수는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장애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아직까지 다양화가 편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에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결국 다양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회가 변해야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2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제3차 최고지도자포럼'에서의 참석자들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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