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적장애인이 학교급식 조리원 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일자리 최대 취약계층인 여성장애인과 고령장애인의 일자리 챙기기에 나섰다.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이용흥)이 올해 초부터 여성 및 고령장애인 등 일자리 사각지대 돌보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여성 및 고령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직무 개발과 사회적 반응 및 효과 등을 판단·평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지만 예전에 비해 한결 구체화된 성과를 보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지난 3월 ‘장애인 복지일자리 아이템 공모전’으로 적합 유형을 찾고, 현장 적응을 위해 3개월간의 시범 사업을 전개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4일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2010 장애인일자리 창출 포럼’을 열고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날 포럼 내용에 따르면 일자리 취약 계층을 위한 시범 사업은 △학교 급식조리원 보조(지적 여성장애인) △어린이에게 책 읽어주는 선생님(여성 시각장애인 및 지체장애인) △장애인 사회서비스사업 모니터링 요원(여성 지체장애인) △홀몸어르신 안부지킴이 콜서비스(고령 지체장애인) 등으로 사회복지 연계 직종이 주로 채택됐다.

각각 3개월 동안의 사업 시행 결과 대상자와 참여자들의 반응은 비교적 양호한 편. 향후 2011년도 추진 사업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 보조사업

실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2개 기관에서 시범사업을 마친 여성장애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중 학교 급식 조리원 보조사업에는 총 6명의 여성 지적장애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조리업무 중 식자재 전처리, 조리보조, 급식 전 준비, 배식, 세척, 테이블 청소, 바닥 청소 등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부분 경제적 활동 경험이 없는 취업 당사자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일자리를 갖게 되면서 자신감이 고취되었고 추후 진행되는 조리원 보조 사업에 모두 재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리원 보조 사업의 경우 특수학교 전공과 학생들의 자립 및 일반 고용시장으로의 취업을 목적으로 할 경우, 특수학교 연계형 일자리 사업으로도 개발 가능한 것으로 평가돼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학교급식 사업의 위탁 급식이 2010 1월 19일까지 직영으로 전환됨에 따라 조리 보조원 요구량이 증가 추세이며, 부처 차원의 고용장려 지원책까지 마련된다면 특수학교 학생들의 연계 일자리로 충분히 고려할만하다는 얘기다.

다만, 조리원 보조 업무가 식자재 전처리부터 구체적인 조리 업무까지 영역이 넓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의 직무 수행보다는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보건증을 소지해야 하는 직무적 특성임에도 보건증을 소지하지 못해 갖게 되는 조리업무 지도의 한계 부분은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어린이에게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 된 여성 시각장애인의 모습.

어린이에게 책 읽어주는 선생님

여성 시각·지체장애인을 위한 ‘어린이에게 책 읽어주는 선생님’ 사업은 특히 여성 시각장애인에게 아주 적합한 직무로 꼽혔다.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의 ‘손끝으로 책 읽어주는 전기수’ 사업은 여성 중증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 이외의 새로운 직무를 가질 수 있다는 고용 기회 제공은 물론, 어린이들에게 점자로 된 동화책을 구연동화와 함께 읽어주면서 재미와 흥미를 북돋우고 장애인식 개선 효과도 함께 가져올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평가됐다.

어린이와 교사들이 점자 동화책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보였으며, 시간이 갈수록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인식개선 효과가 실제 눈으로 확인되었다는 평가. 다만 월 1회 진행이 아닌 주 1,2회 등으로 정기적으로 진행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 사업은 무엇보다 참여 당사자가 기존의 전문 직종인 안마와 비교, 스스로 만족감과 보람을 느껴 성취도면에서 좋은 효과를 나타냈으며, 새로운 직업생활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자와 참여자 모두 만족도가 높았으나, 동화 읽어주기 수업 도중 미흡한 진행 등 직무지도가 필요했으며, 현실적인 수입면에서는 만족도가 낮아 대안제시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의 경우 적정 수준의 임금 확보와 4대 보험 가입 등이 보장된다면 시각장애인의 성공적인 일자리 확보는 물론, 교육 기관과 지역사회의 교육 수준을 향상시키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회서비스 모니터링 요원

이와 함께 여성 지체장애인들이 참여한 고령 장애인 복지도우미인 ‘사회서비스 모니터링 요원’ 사업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회생활이 가능한 여성 지체장애인에게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의 신체 활동이 아닌 상담, 전화, 정보제공 등의 직무가 매우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 대부분이 만족해하며 이와 관련된 일에 계속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나타내 이들에 대한 유사사업 관련 정보 제공이나 수행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인사회서비스 모니터링의 경우 기술을 습득한 장애인이 모니터링을 실시할 경우 사용자와 보조인의 정서를 잇는 가교 역할이 가능하며, 이용자와의 동료상담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전화 모니터링과 방문 모니터링을 함께 실시했으며 장애인이 장애인과의 소통으로 인해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는 등 모니터링 효과가 더욱 높을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참여자와 대상자 모두 월 2회의 가정방문 횟수가 너무 적다는 반응이어서 대상자를 줄이고 가정방문 횟수는 늘리는 등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홀몸어르신 안부지킴이 콜 서비스

이와 함께 노령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신규 일자리 시범사업도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됐다. 2개 기관에서 총 6명의 고령 장애인이 복지도우미 사업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이 밖에 노령장애인 일자리 시범 사업 분야로 독거 노인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 상태를 파악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기록하는 등 △홀몸어르신 안부지킴이 콜서비스(고령 지체장애인)도 대상자와 참여자 양측이 모두 60% 이상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 사업의 경우 자치단체와 민간 수행기관 간의 지역자원 인프라를 구축하여 고령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모델로 현장에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 다만 이를 위해서는 민·관의 긴밀한 연계 협력체계 구축이 전제돼야 하며 중앙정부 및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 같은 시범사업 결과에 대해 관련 기관 및 학계 관계자들은 여성·고령장애인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직종 개발과 보조금 지원사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시범사업 실시와 관련 “이번 시범사업은 여성·고령 장애인에게 적합한 신규일자리 발굴과 취약계층의 자립 가능한 발판 마련 등 일차적 목적 달성 외에도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확산과 취약계층에게 지원강화를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본격 사업으로 전국에서 실시될 경우 사회 전반적으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여성·고령장애인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이들 시범사업을 위해 올해 총 2,400만원의 예산을 투입, 22명의 여성·고형장애인이 직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