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8일 개최한 신년인사회에서 채종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가 기초장애연금 예산 삭감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올해 예산안을 국회에서 처리하면서 기초장애연금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에 대해 장애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권인희)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채종걸), 한국여성장애인연합(상임대표 장명숙) 등 주요 장애인단체들이 8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역 앞 타임스퀘어 5층 아모리스홀에서 개최한 2010년 장애인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초장애연금 예산 삭감에 대한 장애인계의 반응을 살펴봤다.

“장애인계 노력이 하룻밤만에 물거품으로”

먼저 채종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는 기초장애연금 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해 “우리가 요구했던 것들이 연말 하룻밤 만에 공허하게 날아가버렸다”고 분개했다.

채종걸 대표는 침통한 어조로 “연금, LPG, 활동보조서비스, 여성장애인출산장려금 등 장애인예산 증액 시도가 다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오늘의 신년 교류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여야 장애인당사자 의원들이 많은 노력 끝에 확보한 예산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신년 인사회에 참가하니 마치 상갓집에 온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장애인계가 힘을 모아 희망을 갖고 올해 함께 투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인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상임대표도 “지난 1년은 아쉬움이 매우 많았던 해”라며 “기초장애연금 예산이 정부 원안대로 추진되면서 많은 장애인들에게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겼다”고 기초장애연금 예산 삭감에 대한 아쉬운 감정을 표현했다.

“연금 대상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돼야…함께 투쟁해야”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표는 기초장애연금 대상이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은 기초장애연금 삭감에 대해 한 목소리로 분노의 뜻을 표하면서 장애인단체들이 힘을 합해 앞으로의 과제를 잘 풀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명숙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기초장애연금은 중증장애인으로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이것은 중증, 경증에 상관없이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돼야 한다”며 현재의 장애인 연금 수준이 장애인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연금뿐 아니라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도 삭감돼 올 한해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장애인계가 합심해서 앞으로 어떤 장애인정책을 펼쳐나가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투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수 한국장애인문화협회 강서지부장은 기초장애연금 삭감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그래도 우리 장애인들이 이번 삭감에 크게 연연하지 말고 노력과 힘을 합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번엔 기초장애연금이 삭감됐지만 다음에는 힘을 합쳐서 예산을 증액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재희 장관 “시작은 미흡했지만 앞으로 살이 붙어 자랄 것”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8일 개최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를 전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에이블뉴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기초장애연금이 삭감된 것과 관련해 “국가대표 축구선수팀이 세계대회에 나가 8강에 들지 못했다고 해서 국민들이 질타만 해야 할까”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전 장관은 “정말 피나게 노력했지만 만족스런 결실을 얻지 못했을 때는 박수치지 말아야 할까? 그것은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장애인연금 예산이 삭감됐을 때 저는 눈물을 흘렸다. 사실 상임위에서 증액된 예산이 통과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초장애연금이 껌값이라고 하지만 기초장애연금법이 제정된 것과 제정되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다. 연금법이 생긴 이상, 앞으로 이것은 영원히 가는 것이다. 시작은 미흡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살이 붙어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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