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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에도 ‘장애인 영화관람권’ 끈끈한 연대

‘영진위 시범상영 규탄’ 마무리…“장애인도 관객”

6일까지 시범상영 예정대로 진행, 이후 면담 계획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9-05 14:26:32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승헌 활동가가 5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점 앞에서 시간 끌기 시범사업 강행하는 영화진흥위원회 강력 규탄한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승헌 활동가가 5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점 앞에서 시간 끌기 시범사업 강행하는 영화진흥위원회 강력 규탄한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다.ⓒ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7개 단체의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보고 싶다”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시간 끌기 ‘시범사업’을 규탄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이 5일 마무리됐다.

지난 5년간 법정 싸움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길 바라며, 영진위가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 CGV 왕십리점에 이어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점까지 끈질긴 외침을 이어온 것. 특히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지역 장애인단체 등 50명이 넘는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 끈끈히 연대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7개 단체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보고 싶다”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시간 끌기 ‘시범사업’을 규탄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각 영화관 사업자 3사의 로고가 그려진 피켓을 든 참가자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7개 단체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보고 싶다”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시간 끌기 ‘시범사업’을 규탄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각 영화관 사업자 3사의 로고가 그려진 피켓을 든 참가자들.ⓒ에이블뉴스
영화관람권 인정받았는데, 시범상영 필요한가?

장애인 영화관람권 소송의 시작은 5년 전인 2016년 2월, 시각·청각장애인 당사자 4명이 극장 사업자(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을 상대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매월 이벤트성 ‘영화관람데이’가 아닌,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목소리였다.

이에 1심과 2심 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2021년 11월 25일 2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 제5민사부는 ‘장애인 차별’을 인정하며, ▲300석 이상의 좌석 수를 가진 상영관 ▲복합상영관 내 모든 상영관의 좌석 수가 300석이 넘는 경우 1개 이상 상영관에서 토요일 및 일요일을 포함한 총 상영횟수의 3%에 해당하는 횟수만큼 화면해설과 자막을 제공하라고 판결 내렸다.

당시 장애계는 ‘총 상영횟수 3%’ 등의 제한에 아쉬웠지만, 그래도 ‘장애인 차별’이라 명확히 판단한 것에 환영 입장을 표했다. 피고인 극장 사업자들은 2심도 받아들이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간 9개월, “영화를 보고 싶다”라던 시·청각장애인들의 바람은 또다시 가로막혔다. 관련 공공기관인 영진위가 ‘장애인 동시 관람 상영시스템에 대한 시범상영 및 수용성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나서며, 지지부진해진 것이다.

장애인단체들과 소송 관련자들이 반대했지만, 결국 강행됐다. 오는 6일까지 총 18회에 걸쳐 시범상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소송 5년간의 긴 기다림 끝 ‘또’ 시범사업이 웬말이냐? 영화 보고 싶은 장애인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7개 단체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보고 싶다”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시간 끌기 ‘시범사업’을 규탄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7개 단체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보고 싶다”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시간 끌기 ‘시범사업’을 규탄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에이블뉴스
■영진위 규탄 기자회견 마무리…대표단 면담 계획

마지막 3차 기자회견에서도 영진위를 향한 규탄 목소리는 이어졌다. 오전 10시, 영진위의 시범상영을 위해 걸음을 재촉하는 참가자들의 발길 속 ‘시간 끌기 시범사업 강행하는 영화진흥위원회 강력 규탄한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어 올렸다. 그 뒤로 50여명의 활동가들이 기자회견 중간 중간 합류했다.

장애계의 릴레이 기자회견은 오늘로 마무리됐지만, 시·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권을 향한 장애계의 연대는 끈끈했다.

법률사무소 지율 S&C 대표이자 장애인 영화관람권 소송 대리인단으로 참여한 이정민 변호사는 “영진위의 역할은 사업자 편이 아닌, 영화 관람을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실질적으로 배리어프리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현재 영화관람권 소송은 대법원에서 항고심이 진행되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영화관에서 당사자들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영진위의 제대로된 이행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인 나야장애인인권교육센터 김효진 교육활동가는 “20대 후반에 실명 후 20년 넘게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영화를 관람한 것은 5번 밖에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화 상영 기회가 많지 않다”고 영화관람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추련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이미 법적으로 시․청각장애인이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다. 시범상영, 연구 수차례 했음에도 다시 처음인 것 마냥 다시 시작을 해야 하는 영진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미 기술적인 부분은 해결됐으니, 장애인을 관객으로, 손님으로 생각해달라”고 외쳤다.

한편, 영진위는 오는 6일까지 예정대로 ‘장애인 동시 관람 상영시스템에 대한 시범상영 및 수용성 조사’를 진행하며, 이후 장추련과 만나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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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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