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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리예산 투쟁 “흉악범이 아닙니다”

서울경찰청장 발언 규탄…‘우린 도망도 못 간다’

민주당 의원 4명 시위 동참, 청장 사과·면담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6-27 12:54:04
27일 오전 7시 30분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진행된 ‘제31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포토로 보기 27일 오전 7시 30분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진행된 ‘제31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구 끝까지 찾아오지 않아도 장애인들은 도망도 못 갑니다. 지구 끝까지 도망갈 이동수단이 없습니다. 우리는 흉악범이 아닙니다. 찾아올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찾아가겠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27일 오전 7시 30분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진행된 ‘제31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서 이 같이 외쳤다.

지난 20일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전장연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법질서 확립이란 측면은 예를 들었듯이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서울경찰청장이 지구 끝까지 찾아가 엄벌하겠다고 말했는데, 우리는 도망칠 수단도 없고, 도망갈 의사도 없다. 괜히 바쁜 경찰들이 올 필요 없다. 우리가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도 말하겠다.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장애인권리예산 쟁취하겠다. 김 서울경찰청장이 장애인에게 불평등하고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면서 우리를 흉악범 취급하며 발언한 것에 반드시 사과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목에 건 장애인 당사자.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목에 건 장애인 당사자. ⓒ에이블뉴스
이날 ‘제31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 동참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강민정, 오영환, 최혜영 의원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전장연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강민정 의원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무지막지한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국민을 대표해 국민의 요구와 이해, 삶의 개선을 위해 일하라고 월급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서울경찰청장이 ‘지구 끝까지 따라가서라도 사법조치하겠다’라는 발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처럼 장애인들이 투쟁하지 않아도 장애인들의 기본권이 보장돼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에, 정부와 국회, 사회가 권리를 보장해주지 못할망정 모든 책임을 장애인이게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27일 서울경창청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강민정, 오영환, 최혜영이 서울경찰청 정보과장에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 및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7일 서울경창청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강민정, 오영환, 최혜영이 서울경찰청 정보과장에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 및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에이블뉴스
전장연은 4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지하철에 탑승해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경복궁역까지 이동, 서울경찰청으로 찾아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고 서울경찰청 정보과장에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 및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헌법적 권리인 집회와 시위와 관련해서 합법적인 집회는 철저히 보장함이 맞고 저희 입장에서 일반 국민들의 평온한 생활과 이동권 자체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출근시간 서민 다수가 이용하는 이동수단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막는 것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고 경찰은 법에 따라서 원칙적인 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전장연의 소중한 이동권의 주장도 중요하지만, 일반국민들의 평온한 출퇴근 시간 보장도 반드시 경찰이 지켜야할 국익적 가치다. 이점을 분명히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영호 의원은 “너무 원칙적 이야기다. 민주화운동 당시 경찰들은 모든 것을 불법집회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 민주화운동을 불법이라 하지 않지 않는가. 이들의 집회는 장애인의 기본권에 대한 요구사항”이라며 “장애인들이 고통을 감수하고도 왜 여기까지 왔는지, 집회를 열었는지 공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그것이 옳은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혜영 의원은 “전장연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장애인은 시민 아닌가. 비장애인만 시민인가. 그들의 이동권은 보장받아야 하고 장애인은 아닌가. 어떻게 그런 인식을 가지고 시위를 막겠다는 것인지 충격적이다”라며 경악했다.

27일 서울경창청 앞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7일 서울경창청 앞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에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 ⓒ에이블뉴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우리는 지금까지 보장되지 않았던 권리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행동을 흉악범죄화 시키는 것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전달했다”면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위한 추경호 기재부 장관 면담 거부에 따라 13일 투쟁을 중단한 지 52일 만에 ‘제29차 출근길 지하철 탑시다’를 재개,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30분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시다’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가 오는 29일 전장연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함께 하는 간담회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장연은 매주 월요일 진행 예정이었던 ‘출근길 지하철 탑시다’ 시위를 당분간 유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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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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