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호선 오체투지로 지하철에서 하차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에이블뉴스

“장애인등급제 가짜 폐지의 결과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활동지원 신정 방식이 종합조사로 변경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활동지원 시간이 하락했고, 이를 보전하던 산정특례는 올해 7월 이후부터는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11일 오전 8시 50분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오체투지로 지하철에 탑승하며 이같이 외쳤다.

전장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장애인등급제 단계적 폐지 이후 정부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도입, 활동지원 선정 방식도 기존 인정점수에서 종합조사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2020년 종합조사 도입 후 활동지원 급여시간은 월평균 11.9시간에서 139.9시간으로 20.5시간 증가했고, 중증에게 보다 많은 급여량이 제공돼 급여 적정성도 개선됐다고 성과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경증장애인 또한 신청을 허용하며, 총 1246명이 월평균 92.2시간의 활동지원 시간을 받았다는 것.

감소자 감소액별 시간 및 인원 현황. ⓒ에이블뉴스DB

하지만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지난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수급자격 갱신 신청한 44,071명의 기존수급자 중 서비스 시간 감소자는 7,185명(16.3%) 탈락자는 477명(1.1%)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 복지부는 기존 지원시간보다 감소하는 경우 3년에 한해 기존 지원시간으로 산정특례를 적용했다

하지만 산정특례 기간 종료 후 이의신청 전담 조사원 제도를 도입해 개별적 권리 구제를 강화하겠다는 것 외에 급여 하락자에 대한 별도의 구제방안이 없어 7월 이후 서비스 시간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서울 4호선 지하철에서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에이블뉴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 탈시설 807억 원, 활동지원 2조 9,000억 원 등을 요구했다. 특히 활동지원에 약 1조 3,000억 원 증액을 요구했는데, 이 예산에는 산정특례로 인해 지원시간이 하락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도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시간, 40시간, 심지어 200시간까지 지원시간이 하락한 사람이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건강과 생명이 위험하며, 발달장애인들 또한 지원시간이 하락해 많은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에 자유와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산정특례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기본적 권리인 건강, 생명, 자립생활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11일 오전 서울 4호선에서 진행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투쟁 모습.ⓒ에이블뉴스

한편 이날 오전 8시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는 29차 삭발 투쟁 결의도 진행됐다. 삭발에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사무총장과 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민경 활동가가 동참했다.

최강민 사무총장은 20년간 집안에서만, 수년간을 시설에서만 살아야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지역사회에 나오기 전의 삶은 먹고, 자고, 먹고 자는 쳇바퀴 도는 무의미한 삶이었다고.

그는 “장애인들이 이러한 인생을 살지 않도록 2001년부터 이동권을 위해, 활동지원서비스 현실화를 위해, 자립생활을 외쳤지만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면서 “이런 세상 바꿔야하지 않겠는가. 장애인이 교육받고, 일하고, 함께 살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1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4호선 삼각지역 승강에서 29차 투쟁 결의 삭발식을 진행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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