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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고향길, 장애인이동권 또 주저앉다

“가족 만나고싶다” 외침에도, 떠나버린 고속버스

장애인들, "고향 갈 수 있을때까지 투쟁할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2-17 14:57:12
설날연휴 고향길에 오르고 싶었던 장애인들이 1년 만에 버스터미널을 찾았지만 또 다시 떠나는 버스 앞에서 주저 앉아야 했다.

온 몸에 사슬을 묶고 기어서 버스에 오르는 투쟁을 통해 ‘장애인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딱 10년째. 제3조 ‘교통약자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은 그저 무색하기만 하다.

광역버스, 공항버스, 농어촌버스, 마을버스 등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1.5%가 저상버스로 교체되야 하나 2013년 기준 도입률은 16.4%에 불과하다.

더욱이 고속버스시외버스, 농어촌, 광역버스, 공항버스 등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은 장애계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요구에도 단 1%도 반영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은 또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17일 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승차홈. 고향길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비장애인 승객들 사이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경찰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었다.

장애인도 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는 절실한 구호 속 이들은 온 몸으로 이동권을 부르짖었다.

장애인은 방에서만, 시설에서만 쳐박혀서 살아야합니까! 저희도 고향에 가고 싶습니다!”를 절실히 외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의 목소리에 승객들도 잠시 귀 기울이나 싶었지만 다시금 바삐 제 갈 길을 찾느라 분주했다.

이는 하루 이틀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고향에 가고 싶다”는 구호로 지난해 5차례에 걸쳐서 버스타기 시위를 펼쳐왔다. 지난 4월20일에는 경찰과의 충돌 끝에 최루액이 그들의 몸에 뿌려지기도 했다.

이후 추석명절을 앞둔 9월5일, 12월 3일 세계장애인날을 앞두고도 계속된 그들의 요구. 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난 이날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문열어주세요!”, “우리도 태워주세요!”라고 외쳤지만 버스는 임시승강장을 통해 비장애인 승객만 태운 채 떠났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임수철 소장은 “일반버스는 1억5천만원, 저상버스는 1억8천만원이면 살 수 있다. 단 3천만원 차이밖에 안 나는데 자꾸 저상버스 도입을 미루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민간에서 해결못하면 국가에서 해야한다”며 “2개 광역시도를 넘나들 수 있게 이동권을 보장해야 된다”고 피력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주운 공동대표도 “비장애인들은 다들 고향을 가지만 우리는 고속버스에 휠체어를 타지 못해 고향에 못간다. 저도 서울이 아닌 지방이 고향인데 비장애인같은 가족적인 삶을 누리고 싶다”며 “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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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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