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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화재 참변 파장 ‘일파만파’

장애인계 ‘故 김주영 활동가’ 투쟁 재현 조짐

대책 마련될 때까지 계속…현재 노숙 농성 중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4-14 20:09:19
시설에서 나와 서울 성동구에서 자립생활 중 주택 화재로 중태에 빠져 있는 송국현(53세, 중복장애3급)씨 사건으로 인해 ‘故 김주영 활동가’ 사태와 같은 장애계의 투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두 사건은 집안에서 홀로 있다가 발생했고, 누군가만 있었다면 이 같은 참변이 발생하기 않았을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평생 자립생활을 꿈꾸며 고군분투했던 ‘故 김주영 활동가’는 지난 2012년 10월 26일 34세의 어여쁜 나이로 우리 사회에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문제를 남기며 한 줌의 재가 됐다.

당시 그녀가 이용하던 장애인활동보조 시간은 하루 12시간. 지자체 추가제공시간까지 합쳐져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제공받았지만, 아무도 없는 불길 속에서 무방비 상태가 됐다.

송 씨의 사건으로 제기되는 문제 또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무관하지 않다. 1986년 사고로 장애를 입은 뒤 1990년부터 장애인생활시설에 거주하다 지난해 10월 시설을 나와 자립을 시작했다.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돼 평소에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등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있는 송 씨는 중복장애3급(뇌병변 5급, 언어 3급)으로 시설에서 나오면서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장애등급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올 2월 받은 결과에는 변동이 없었다.

이에 송 씨는 지난 10일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밥을 짓기 위해 밥통을 들어 올리는 것도, 목욕하는 것도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서 “국민연금공단의 긴급지원 대책마련과 (장애특성, 욕구,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장애등급 변경을 요구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흘 뒤 송 씨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자립생활 중이던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故 김주영 활동가’ 사태 당시 장기간 투쟁을 벌인 장애인단체들은 송 씨 사건과 관련 국민연금공단보건복지부에 과녁을 겨두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문제점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사건들이 계속돼 왔는데, 이를 방조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설명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14일 오후 2시 국민연금공당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개최한 ‘장애인 화재사고 방조한 국민연금공단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장애인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활동보조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수없이 얘기했는데 장애등급이 3급이라 활동보조서비스 조차 신청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쩔 수 없는 제도 때문에 송씨가 화재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난 2012년 김주영 활동가 때도 그랬다. 이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더 이상 불 속에서 사경을 헤매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제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등급 재심사에서 1급에서 5급으로 하향된 민병욱(남, 52세, 뇌병변 5급)씨는 “장애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면 다음번이 내가 되진 않을지 불안해지곤 한다”면서 “활동보조서비스를 장애등급에 따라 일괄적으로 제한한 것은 정부가 장애인을 외면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민 씨는 또한 “장애인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가 다른데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필요여부에 따라 서비스가 제공돼 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이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장애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장애심사센터 센터장의 사과와 함께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구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요구안은 장애등급 피해자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 마련, 장애인활동지원제도 개선 등이다.

장애등급심사센터장의 사과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면담과 관련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대표단 2명만 들어와 갖자고 제안했지만 장애인들은 당당히 경찰이 막고 있는 정문으로 들어가 면담을 갖는 것은 물론 사과도 받아 내겠다는 입장이다.

장애인들은 오후 8시 현재에도 경찰의 대치 속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사과와 함께 면담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계속해 나가고, 요구안에 대한 만족할 만한 답변이 있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보건복지부에도 14일 요구안과 관련 장관 면담을 요청한 상태로 더 이상 중증장애인들이 홀로 있다가 참변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남병준 정책실장은 “이번 사건이 장애등급제에 따른 서비스 제공이 얼마나 장애인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지 증명한 사례”면서 “이러한 상황을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마련을 위해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사건에 대한 사과요청과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투쟁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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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 기자 (jiye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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