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인 모습.ⓒ에이블뉴스

지난 15일 철도노조 파업으로 대체 인력이 투입돼 운행하던 코레일 열차에서 80대 승객이 열차 문에 발이 끼인 채 끌려가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레일과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승객 김모(84·여)씨가 전동차에서 내리던 중에 문이 닫히면서 발이 끼였다.

기관사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열차를 그대로 출발시켰고 김씨는 1m 이상 끌려가면서 공사 중이던 승강장 스크린도어 등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해당 전동차를 운행한 기관사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필수업무유지 인력이었지만 열차 출입문 개폐 조작을 담당한 승무원은 대체 투입된 철도대학 재학생인 것으로 확인된 것.

철도노조는 사고와 관련 “기관사는 차장의 출발신호를 받고 출발했으나 외부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교통대 학생이 승객 승하차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신호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돌아가신 분께 진심으로 깊은 애도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상황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보는 교통약자 장애인들은 무섭기 그지 없다. 인력 감축된 현실 속 ‘나도 언제, 어디서 그렇게’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통약자들이 마음 놓고 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평소 지하철 5,7호선을 이용한다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홍구 위원장은 “오늘 아침에 언론보도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했다. 일단 내가 언제든 사고 날 수 있는 거니까 무섭다”며 “휠체어의 경우 하도 크기 때문에 유사한 사건은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휠체어를 안쓰시는 장애인들은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최근 1호선이 감축되고 그러니까 요즘에 지하철에 사람들이 많아서 붐비는 시간 같은 경우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장애인 칸이 있어도 하도 붐비니까 휠체어가 타기 힘들다”며 “파업이 잘 해결되서 장애인 이동권이 안전하게 보장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실장도 “철도 민영화가 된다면 이런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 같아서 더욱 우려스럽다”며 “민영화가 되면 사기업이 되고, 이는 교통약자에 큰 타격을 가져온다”며 “수익이 감소하면 이동시설 투자를 안한다거나 그렇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현재도 역무원 인력감축으로 인해 철도역이나 지하철역에서 리프트나 엘리베이터에 군인이 나오거나 그래서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역무원들이 많이 없게 되면 이동 문제에 있어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장애인들이 이동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빨리 해결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 4호선을 이용해 서울 전체를 돌아다닌다는 휠체어배낭여행 전윤선 대표는 “주로 집에서 나올 때 4호선을 이용한다. 서울 시내를 다 돌아다니는데 오늘도 4호선을 타는데 그 소식을 듣고 타려니 무서웠다”며 “교통약자들을 떠나서 모든 사람들이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대표는 “파업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4호선 사당역을 지나면 스크린도어가 없는 곳이 많다. 스크린도어가 없으니 그런 사건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철도 파업은 지지하는 입장이다. 민영화로 넘어가면 장애인들은 이동권 조차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교통약자가 편히 이동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룡 소장도 “사고소식을 아침에 접했는데 겁이 난다. 나 같은 교통약자들은 더욱 심할 것”이라며 “역무원이 부족해서 리프트 이용하기도 힘들 때도 있다. 그래도 민영화가 된다면 이 같은 문제는 심할 것이다. 정부에서 민영화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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