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 ⓒ박종태

“제 아이는 수영을 하기 위해 앞으로 4년을 기다려야합니다. 일반 수영장에서는 우리아이의 수영을 허락하지 않으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발달장애 1급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 A씨는 지난 19일 아이의 재활치료를 위한 수영프로그램 등록을 목적으로 고양시장애인재활센터를 찾았다. 하지만 비장애인에 비해 모집인원이 턱 없이 부족한 암담한 현실만을 느끼며 발길을 되돌려야만했다.

“장애인청소년수영은 2개 반이 운영되는 데 모집이 끝났다고 합니다. 각 반당 10명씩 총 20명을 뽑는데 53명이 몰려 제비뽑기를 했고, 탈락한 33명은 대기를 해야 하기에 제 아이는 34번째 대기자가 되는 셈이지요. 수강 기간이 2년이니까 제 아이는 수영을 하기 위해 앞으로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다.”

A씨가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장애인을 위한 전용체육관으로 사용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고양재활스포츠센터가 오히려 비장애인 위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다음달 개관을 앞둔 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는 지난 18일부터 수강생을 모집했다. 수영프로그램 중 장애인을 위한 재활체육은 총 21개 반 약 200명인데 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체육은 총 31개 반 약 1600명이었다. 생활체육 안에 통합수영이 있긴 하지만 평균 정원이 50명이상인 통합수영에 참여해 비장애인과 함께 수영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장애 아이들은 드물다.

특히 장애인 재활체육 중 장애인청소년수영은 2개 반 밖에 운영되지 않은데다가 수업시간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루에 오후 6시 한 타임뿐.

“우리 아이들에게 수영이나 체육은 비장애인들이 생각하는 취미생활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오래살기 위한 또 다른 치료이자 반드시 필요한 재활운동의 개념입니다.”

이에 대해 고양재활스포츠센터 관계자는 “운영이 미숙했다”면서 “앞으로 프로그램을 보완, 불편 없이 장애인들이 이용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