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나영희 교육협력국장이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의 청각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사과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서울농아인협회 이영아 수화통역사가 통역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인권의 날 기념식에 수화통역사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아 물의를 빚었던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들에게 사과를 표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나영희 교육협력국장은 15일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열린 청각장애인인권센터 개소기념 세미나 개회식에서 최영애 사무국장을 대신해 전한 인사말을 통해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수화통역사를 제대로 배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특히 나 국장은 “오늘(15일) 오전 간부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는데, 우리들이 인권위에서 일하는 직원들임에도 불구하고,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반성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 국장은 한국농아인협회가 성명서를 통해 요구했던 수화교육 등 장애인 이해교육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으며, 인사말이 끝나고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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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장애인 인권침해 공개 사과해야”

이날 세미나에서 나 국장의 사회에 앞서 한국농아인협회 주신기 회장은 다시 한번 인권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화교육 등을 실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주 회장은 “지난번 인권의 날 행사 때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인권위원회 직원과 인권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수화교육과 인식개선 홍보를 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청각장애인들이 수화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차별을 받거나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도록 이러한 내용을 인권침해의 유형으로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성명서를 발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던 한국DPI는 청각장애인인권센터 개소기념 세미나가 열리기 전 공개질의서를 발송해 청각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혀줄 것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한국DPI는 450만 장애인,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그 방법으로 ▲장애관련 언론 및 일간지에 사과문 게재 ▲한국농아인협회에 공식 사과문 전달 ▲국가인권위 홈페이지에 사과문 팝업창 게시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나 국장의 사과 표명에 대해 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는 “나 국장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분명하지만, 장애이해교육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비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라 공문으로 협회에 사과문을 전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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