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장애인관련단체들이 열린우리당을 항의방문 지난 2일 장애인복지시설을 방문해 성인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장면을 언론에 보도한 것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열린우리당이 장애인복지시설을 방문해 성인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된 후 7일 장애인관련단체들이 열린우리당을 항의방문해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한 장애인관련단체들이 연대해 7일 오전 11시 열린우리당 당사를 방문, 우리당 비례대표 1번인 장향숙 당선자와 비서실 팀장과의 면담을 통해 우리당 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지난 2일 처음 목욕장면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보도되면서 사진 속의 주인공이 장애아동으로 보도됐으나 확인결과 뇌병변장애와 정신지체 등 중복장애를 가진 30세의 남성인 것으로 밝혀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장총련 대외협력팀 안효철 팀장은 "인지적 장애를 갖고 있긴 하지만 30세의 성인이 옷이 벗겨진 채 자신의 모습이 공중파에 나간다는 건 수치심을 유발하는 일이고, 크나큰 인권침해에 해당된다"며 "사진을 게재한 언론사측의 잘못도 있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한 1차적인 책임이 있는 열린우리당에서 다시는 이런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비서실 정권수 팀장은 "지난 4일에야 문제의 사진을 발견했고, 바로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들을 삭제했다"며 "사진 찍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말리지 못한 책임이 크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연합뉴스측에도 사진삭제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측은 당초 장애인단체에서 요구한 '공식 사과'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정 팀장은 "당에서 적절한 사과표명을 하겠지만 기자회견 등을 통한 공식사과의 경우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이번 일은 당의장이나 의원들보다는 미처 통제하지 못한 실무자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대해 실무자로서 충분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대외협력팀 안효철 팀장이 이번 사태에 관한 장애인단체들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열린우리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에 대해 장향숙 당선자도 "장애인 당사자가 인지능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기본적으로 목욕장면이 방송에 나갔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잘못된 일이고, 열린우리당은 물론 언론사나 해당 시설측의 '인식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일로 인해 이미지 정치로 보여지는 것에 대해 큰 난색을 표했다.

장 당선자는 "당 차원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면 공개 사과를 할 수도 있지만 기자회견을 공개 사과하는 것이 순수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냐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우리당에서 앞으로도 장애인 관련 시설을 비롯해 많은 시설을 방문하게 될 텐데 본래 순수하게 봉사하고자 갔던 취지 본질이 변질될까봐 염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정 팀장도 "우리당에서 장애인 복지가 정책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고 당 지도부가 주말이나 공휴일은 봉사활동 등 직접 민생체험을 통해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러한 취지로 지난 2일에 홀트일산복지타운을 방문해 목욕봉사를 실시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보여주기 위한 쇼'라는 등의 의심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측은 이번일을 계기로 앞으로 당내에서 장애인권과 관련된 교양 강연 등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해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장총련 등 연대측은 "내 가족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공식적인 사과루트를 통해 장애인계에 내일까지 공식입장을 전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과 정화원 당선자는 '정동영 의장은 장애인 인격유린을 사과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장애인은 정치인의 인기몰이에 동원되는 소품이 결코 아니다"라며 "지금이라도 장애인의 인권을 미필적이지만 유린한 점에 대해 통절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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