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19일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사진=Landmine Survivors Network>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에서 유엔총회에 상정할 국제장애인권리조약문 작성을 위한 실무위원회(drafting committee) 구성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실무단체에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의 참여 폭이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에 참가한 우리나라 장애인단체 참가단은 23일 오전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난 21일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의 초안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에 의견접근을 했으나 장애인 당사자들의 참여 폭에 차이가 있는 유럽연합(EU) 안과 뉴질랜드 안이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단체 참가단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미연 기획부장, 한국DPI 이석구 사무처장,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양병호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

장애인단체 참가단은 유럽연합안은 실무위원회에 국제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뉴질랜드안은 정부기구, 전문가, 장애인 엔지오의 비율을 적절하게 맞춰야할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단체 참가단은 “다른 나라 장애인 엔지오들처럼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의 참여의 폭을 열어놓고 있는 뉴질랜드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낸다”며 “중요한 것은 조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 및 장애인단체의 참여가 보장될 때만이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조약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단체 참가단은 “실무위원회에 참가하는 장애인 대표 또한 정부 등 제3자에 의해 지명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나 단체에서 직접 지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측은 뉴질랜드안이 유럽연합안보다는 내용적인 면에서 낫다고 언급했으나 적극적인 지지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에서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국제장애인권리조약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내놓아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뢰로 인한 절단장애인 지원 국제 네트워크인 ‘랜드마인 서바이버 네트워크’(Landmine Survivors Network)가 발간하고 있는 제2차 특별위원회 일일소식지(Disability Negotiations Daily Summaries)에 따르면 미국은 미국장애인법(ADA) 등 기존 법률들이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을 제정하는 데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 '실무적인 지원'(technical assistance)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 19일 오후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 총회에 참석해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의 제정에 대해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제2차 유엔특별위원회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국제장애인권리조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유엔특별위원회의 일에 대해 매우 중요한 작업(important work)이라고 말했으며 앞으로 국제장애인권리조약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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