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강경희 교수. ⓒ노컷뉴스

인권이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가 평등하게 가지는 인간의 권리를 의미한다.

인권은 크게 국가의 간섭과 침해를 당하지 않을 ‘자유권’과 국가의 보호와 혜택을 받을 ‘사회권’으로 구분된다. 자

유권은 고문 및 비인간적 처우와 처벌로부터의 자유,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및 추방으로부터의 자유,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의견과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을 포함한다.

반면 사회권은 노동할 권리, 공정한 임금과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 기아로부터 해방될 권리, 건강할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이에 가입할 권리 등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권위주의국가나 독재국가에서는 자유권이 인권 논의의 핵심을 이루는 반면, 민주화를 경험한 민간정권에서는 사회권적 인권 논의가 주류를 이룬다.

이는 민주화 과정에서 반인권적 통치기구가 해체되고 인권 관련 법제도가 이미 확립되었다는 인식 때문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소외층이 급속히 확대된 점도 자유권보다는 경제사회적 문제에 더 관심을 두는 사회권적 인권 논의를 확대시킨 이유이다.

지난 20여 년 간 민주화를 경험하고 민주적 제도 확립을 이룬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자유권적 인권의 발전을 이룬 국가로 인정받아왔다.

또한 여성, 장애인, 이주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제반 정책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기도 했다.

‘IMF 위기’와 신자유주의 경제개혁을 진행하는 가운데 사회권적 인권이 퇴보되는 경향이 있으나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사회운동도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이미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여겼던 자유권적 인권의 침해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 해 8월 KBS 본관의 경찰 투입과 최근의 취재 제한, ‘미네르바’ 구속과 사이버 모욕죄 신설 논의 등을 통해 정부는 개인의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또한 며칠 전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과잉진압도 민주화 이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자유권적 인권의 침해 양상이다.

이제 지난 20여 년 간 우리나라의 인권 발전을 재평가하고 향후 인권 발전의 방향과 의미를 되돌아봐야할 시점이다.

<노컷칼럼> 제주대학교 강경희 교수/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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