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우리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강릉지역의 한 농협직원이 자신이 후원하는 20대 청각장애인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강릉지역 한 농협의 중간급 간부인 K씨는 지난 2008년 12월 인천시 모 문화재단 숙소에서 당시 중학생이던 A씨를 강제 추행하는 등 올해 초까지 7차례에 걸쳐 성추행과 강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A씨가 보호자가 없는 고아이자 청각장애가 있다는 점을 이용해 수년간 후견인 노릇을 하면서 이 같은 인면수심의 범행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아인의 경우 장애의 특성상 그들의 문제가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에 더해 A씨는 자신이 처한 엄청난 상황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을 만한 가족조차 전혀 없었기 때문에 무려 5년이라는 긴 시간을 끔찍한 공포 속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농아인의 특성 악용한 사건은 끊임이 없다. 우리 모두는 지난 2011년 전국을 들끓게 했던 도가니 열풍을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수많은 언론이 앞 다투어 인화학교 사건을 보도하였으며,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기사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본회가 우려했던 대로 도가니의 분노는 허무하게도 너무 쉽고 빠르게 식어버렸다.

본회는 이번 사건이 피의자에 대한 단순한 처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농아인들의 심각한 인권유린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다시는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통해 피의자에게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질 것을 촉구한다.

2013.09.04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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