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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리프트 장착 버스 도입의 연착륙 위한 과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11-24 14:24:02
역대급 황금연휴였던 지난 추석, 사람들은 저마다 들뜬 마음으로 귀성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한 켠에는 사람들이 귀성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휠체어 장애인들이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 대신 ‘농성’을 하고 있었다.

휠체어 사용자들의 농성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부터 매년 장애인의 날과 명절이면 장애인들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지역 간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이유는 지역 간을 이동하는 고속·시외버스 중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버스는 단 한 대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휠체어 사용자들의 농성도 몇 년 후에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휠체어 사용자의 지역 간 이동을 위해서 2016년부터 3년간 약 90억 원을 투자하여 R&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R&D 사업의 목적은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의 표준모델 기술개발과 운영기술 개발이다. 표준모델 개발부문은 한국형 휠체어 리프트 개발 및 안전성 검증, 운영기술 개발부문은 수요예측, 법령개정 및 매뉴얼 개발 등을 통해 실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R&D 성과물을 통해 2020년부터는 휠체어 승강장치가 설치된 고속버스의 도입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R&D 사업을 통해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의 도입을 위한 장치가 갖추어 지더라도 여전히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버스를 도입하여 운영해야 하는 운송업체들의 부정적인 시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손실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하게 되면 일반 좌석 6석이 제거되고, 이로 인해 비용적인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 이러한 비용적인 손실을 감수하면서 버스도입을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또한 중앙정부는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버스 도입을 강요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버스운송업체들은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휠체어 승강 장치를 장착한 버스를 도입하여 운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럼 해외에서는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 지역 간 버스에 대한 재정지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국에서는 Coach USA, 메가버스, 그레이하운드 등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지역 간 버스를 운영하고 있고, 2017년까지 모든 지역 간 버스에 100% 도입할 예정이다.

재정지원의 항목으는 휠체어 리프트 장착비용, 일반좌석 제거로 인한 손실보상금은 물론 휠체어 이용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위해 운전자 교육과 감수성 훈련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다. 재정지원의 주체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매칭펀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방정부가 90%, 지방정부가 10%를 부담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까지 보급률 25%까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지역 간 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한 버스회사에 대하여 세금감면 혜택만 주고 있을 뿐, 좌석에 대한 손실보상금은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까지 일본의 지역 간 버스 중 휠체어 승강설비를 장착한 버스는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버스업체들은 비용과다 및 좌석수 감소로 인한 재무성 문제로 인해 휠체어 리프트 장착 버스 운영의 어려움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해외사례에서 알 수 있듯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 지역 간 버스 도입의 연착륙에 있어서 재정지원은 필수적인 항목이다. 우리나라도 재정지원의 중요성은 잘 파악하고 있으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중 어디에서 재정지원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이 모호하다.

중앙정부는 버스운송사업을 2005년 지방이양사업으로 분류하고, 국가 재정보조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지방이양사업이라 함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넘겨준 사업들을 말한다. 따라서 지방이양사업은 지방정부에서 버스운송사업의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지방정부는 지역 내 교통수단에 대한 책임은 있다고 판단하나 지역 간 교통수단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무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로가 주장하는 논리는 합리적이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중 누군가는 재정지원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재정지원의 주체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인면허권을 허가해주는 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시장·군수가 시내버스의 인면허권을 허가하고, 국토부장관과 도지사가 각각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인면허권을 허가하고 있다. 재정지원에 있어서는 시내버스는 시장·군수가, 시외버스는 도지사가 하고 있다.

고속버스에 대해서는 국토부장관이 재정지원을 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 고속버스는 재정지원이 필요한 노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듯 버스의 인면허권을 허가하는 자가 재정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향후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지역 간 버스가 도입된다면, 중앙정부에서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재정지원에 대하여 서로 눈치싸움을 할수록,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휠체어 사용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재정지원 문제가 해결되어 즐거운 명절에 차디찬 터미널 광장에서 휠체어 이용자의 농성을 보지 않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이 글은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박상우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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