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을 돕고자 했던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지난여름 인류의 결속력을 가져다 준 하나의 좋은 이벤트였다. 많은 사람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참여한 만큼 그 영향력은 무서우리만큼 퍼져갔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프로게이머 등 유명인사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참여해 온정(溫情)을 함께 나눴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항간에는 얼음물 샤워 하는 영상이 SNS에 속속들이 업로드 되면서 ‘장난삼아 하는 놀이, 혹은 자신을 나타내려는 PR’ 쯤으로 변질 되는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설사 의도가 주객전도(主客顚倒)화 됐을지라도 ‘행함’ 자체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이벤트가 여기서 종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혹자는 말을 한다. ‘여름도 다 지났으니 얼음물 샤워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또 다른 이들은 ‘이미 의도가 변질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니 중단 되어야 마땅하다.’

모두 일리 있는 의견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요즘 같이 각박한 이 시점, 나 이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어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는 이 상황에 이대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종료 된다면 또 다시 그 누군가가 루게릭 병 환자들을 생각해 볼 이유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일환이다.

그 답은 분명히 ‘No’일 것이고, 그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이벤트가 계속 진행된다면, 차츰차츰 다른 장애로의 관심도 가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있다.

사실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던 지난날을 지켜보면서 다른 장애 또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또 동시에 관심을 아주 잠시 동안만이라도 가질 수 있는 매개체가 없을까를 고민하며 필자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만한 일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루어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가능성만 보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은 ‘변화를 꿈꾸는 자의 올바른 자세’라고는 보기 힘들다. 할 수 있는 한 노력을 해 보는 것이 놀라운 변화의 시작이리라 믿는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이것이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 경제로의 출발일지도 모른다.

"창조 경제는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일자리·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경제, 국민의 창의성과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제이다."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에서 인용>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어쩌면 특정 병(病)을 알리는 하나의 이벤트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불씨가 되어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그 앎이 모여 선입견의 제거로, 그것이 또 모여서 배려로, 그런 배려들이 모여 장애인의 사회 진출 및 경제활동으로 직결 될 지도 모른다.

반짝하고 그칠 수도 있는 일회성 열풍이 현재 우리나라 복지에 한 획을 그을 중요한 과제를 던져 주었다고 본다. 그러니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쉽게 끝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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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30대의 철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주관적인 옳고 그름이 뚜렷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분노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다. 평범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발상으로 인생을 살고픈 사람. 가족, 사람들과의 소통, 이동, 글, 게임, 사랑. 이 6가지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최신 장애 이슈나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장애당사자주의적인 시각과 경험에 비춰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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