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에는 웬만하면 마이너 리그와 메이저 리그가 공존합니다. 프로 간의 경기에도 상당히 실력 차가 나기 때문이죠. 만일 실력의 차이가 없다고 해도 선수의 과실에 대한 처벌 명목으로도 마이너 리그로 강등시키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메이저와 마이너의 구분은 비단 스포츠뿐만이 갖고 있지 않습니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약육강식’이란 명목 아래 초식 동물은 육식 동물에게 잡히는 먹이 사슬이 이어집니다. 결국 그 안에서 살아남은 자는 메이저이고 잡아 먹인 자는 마이너인 셈입니다.

언론을 볼까요? 언론에서는 특종이란 이름으로 묻히는 순수하고 가슴 따뜻한 소식들이 가려집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하나 같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들만 즐비합니다. 결국 언론마저도 메이저와 마이너의 구분이 존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이블뉴스는 ‘마이너 매체’였던 것 같습니다. 장애인 뉴스라는 대다수가 주목하지 않는 카테고리를 가지고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마이너 정신이랄까요? 헝그리 정신이랄까요? 주목하지 않는 소리와 상황들을 모아오다 보니 어느 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10년의 그 시간 모두를 저는 함께하진 못했지만 분명했던 것은 마이너 뉴스를 들고 메이저 화 하려 고군분투 했던 노력은 10년 전이나 10년이 흐른 지금이나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불가능(Disable)하다고 외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니라고 가능(Able)하다고 외로이 외쳐왔습니다.

이제 그 외침과 절규를 알고 하나 둘씩 마음과 마음이 모여 함께하려 합니다. 저 또한 그 사람들 중 하나고요. 올해에도 미소가 띄어지는 뉴스보다는 안타까움과 한숨이 공존하는 뉴스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아쉽지만 아쉬움은 이제 접고 기쁜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나올 수 있도록 내년에도 함께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애/비장애인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나라, 그 중심에 에이블뉴스가 계셔 주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에이블뉴스가 메이저 매체로 거듭나 모두가 주목할 수 있는 언론이 되길 진심으로 기도하며 장애는 더 이상 Disable이 아닌 Able의 시발인 것을 늘 잊지 말아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지난 10년… 수고하셨습니다.

*이 글은 경기도 성남에 사는 독자 안지수님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언제나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30대의 철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주관적인 옳고 그름이 뚜렷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분노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다. 평범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발상으로 인생을 살고픈 사람. 가족, 사람들과의 소통, 이동, 글, 게임, 사랑. 이 6가지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최신 장애 이슈나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장애당사자주의적인 시각과 경험에 비춰 연재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