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도 꿈이 있고 희망이 있고 비전이 있다. 하지만 장애 때문에 제대로 도전하고자 하는 일도 잘 안될 때가 있다. 특히 뇌병변장애인들이 그렇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뇌수종을 앓게 되었고 학교다닐 때는 비장애인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열심히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다른 동기들보다는 대학교를 일찍 졸업했다. 사회생활도 했긴 했지만 오래하지는 못했다. 뇌에 영향을 받아서 그러는지 손에 힘이 없거나 손동작을 빨리빨리 못하는 점이 있어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맞지가 않았다. 누구나 잘 아는 한국화이바공장에서 조립포장직을 했었지만 열심히 일한 것에 비해 불량이 많았다. 그래서 욕도 얻어먹긴 했다.

대인관계도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7개월 정도 일하다가 그만둔 뒤 부산직업능력개발원에 들어가서 직업훈련을 받고 다시 직장에 들어갔지만 거기도 마찬가지였다. 3개월 후 일을 그만두고 서울에 올라와서 쉬면서 헬스장에서 운동도 했다.

그리고 나서 웹&영상편집 공부를 좀 하였다가 방송에 도전하고 싶어서 장애인관련 방송센터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당산동에 있는 장애인미디어센터 바투를 알게 되었다. 2007년도에 동시녹음이라는 강좌를 듣기 시작해서 구성작가, 아나운서 등 몇몇 강의를 들었고 인터넷방송에도 도전을 했다.

장애 때문에 그러는지 방송할 때마다 말도 좀 더듬긴 했었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 항상 음악 듣는 것을 취미로 삼아 음악방송을 이끌며 대본도 직접 쓰곤 했다.

그리고 작년 3월에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복지행정학과에 입학하면서 사회복지에도 관심을 가졌다.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사회복지정책론 등의 과목을 배우기 시작했고 바투라이브 방송에도 사회복지에 관한 내용을 가지고 방송도 했다. 등대지기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중간에 방송을 좀 쉬고 그해 12월에는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독립생활센터에서 4개월간 일 하면서 장애인복지정책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외부에서 기자회견과 각종토론회 행사가 있을 때 참석도 가끔 하면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장애인인권단체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장애인단체 활동가로 활동하다가 올 4월 중순 쯤 갑자기 머리가 아파서 서울 을지로에 있는 국립의료원에 입원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수술을 안 하고 척수에 물 빼는 것만 한다고 해서 입원했고, 며칠 뒤 퇴원했지만 그 후에도 다시 아프기 시작해서 결국 5월 7일 수술을 하게 됐다.

내 머리 속에 기계가 3개가 있다. 그리고 배에도 두 군 데나 호수가 있다. 이번에는 목 있는데도 수술을 했다. 일주일간 병원생활하다가 집에 와서 쉬면서 다니던 교회에도 다시 나가고 그리고 장애인미디어센터 바투에서 하는 교육과 방송에도 다시 관심을 갖게 되고 교육도 열심히 받고 있다. 지금 바투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 대상으로 창업교육이 진행 중이다.

매주 화요일에는 수화해설자막편집 강의가 진행 중이고 월요일에는 홍보영상제작물, 금요이레는 현장생중계 강의가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몇몇 강의가 진행 중이다.

나는 매주 월요일마다 바투에서 인터넷방송 엔지니어도 맡고 있다. 엔지니어 하는 것은 별로 어렵진 않다. 인터넷 방송 편집하는 것은 조금 딸릴 뿐이었다.

항상 기독교인처럼 모든 사람들을 순종하는 마음으로 뭐든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 내가 혼자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때도 있다.

취직도 생각하고 있지만 돈을 번다는 것도 쉽지가 않다. 재택근무를 선택해도 인터넷에 이력서를 넣어도 뽑히기가 쉽지가 않다. 최근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관련하여 조금 수월하겠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우리나라 복지자체에도 문제가 있고 경제위기도 좋지 않아 사회에 나와서 일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거 같다.

조금 있으면 서른인데 대학원졸업하고 좋은 곳에 일을 얻어서 좋은 이성도 만나고 결혼할 시기지만 좀 더 생각해봐야 할 형편이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서 대인관계도 맺고 내가 원하는 일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길 원하지만 사람들이나 가족들에게 가끔은 차별을 당할 때가 좀 있다.

배가 나왔다고 해서 운동해라 뭐해라 이런 소리만 듣게 되고 내가 원하는 것은 들어주지 않을 때 내 기분은 좋지 않다.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 힘들어 질 때도 많고 참 부끄러울 때가 많다.

오히려 장애인들을 생각해주는 것 보다 사회복지 하면 노인들을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장애인, 아동, 노인, 임산부 등 무엇이든 차별하지 말고 서로서로가 힘을 모아 힘들 땐 도와주고 서로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남은 2009년 한 해는 정말 편안하게 살아갔으면 한다. 우리 생애에 최고의 순간을 위하여!! 아자!!!

*이 글은 보내온 이종윤씨는 뇌병변 3급 장애인으로 동국대 행정대학원 휴학생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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