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엔 아침에 눈을 뜨면 TV를 켜고, 식사 준비를 위해 냉장고와 전기밥솥 그리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하고 주말엔 세탁기를 이용해 밀린 빨래를 하는 일상은 장애 유무를 떠나 낯설지 않은 풍경일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의 입장에서 이러한 가전제품의 사용은 곳곳이 어려움의 연속이다.

먼저 TV의 경우, 우리 생활의 필수품인데 반해 구입에서 사용을 위한 ‘장애인 소비자용’ 사용 설명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요사이 가전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CD-ROM 형태의 사용설명서’를 함께 받게 되는데 이러한 형태의 사용설명서는 ‘시각장애인’에게는 속담 그대로 ‘그림의 떡’ 무용지물인 것이다.

또한 사물의 이해 정도가 결여되는 발달장애인에게 간단한 설명문과 그림으로 이뤄진 사용설명서도 시각장애인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덜고자 일부 지자체에서 시각장애인용 매뉴얼을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웹사이트·ARS(자동응답 서비스)를 통해 가전제품(의약품 포함) 사용법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린 바 있다.

그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사용법, 주의사항 등을 담은 음성으로 읽어주는 방식이다.

웹사이트(audio4blind.seoul.go.kr 시각장애인용 매뉴얼 웹사이트)와 ARS(☎ 2023-4600)는 이날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모바일 앱('서울시 소비재 정보마당')을 통한 방식이다.

9월 현재 웹사이트(audio4blind.seoul.go.kr) 시각장애인용 매뉴얼 웹사이트에는 총 193개 가전제품이 모델별로 사용설명서에 대한 음성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다만, 가전제품의 모델별로 시행 중인데 시각장애인에게 제품의 모델번호를 확인하는 일 자체가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취사를 위한 냉장고의 경우에는 근력에 제한이 있는 일부 지체장애인과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게는 여닫이와 냉장고 내부의 수납물을 넣고 빼내는 것이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다음으로 취사를 위한 전기밥솥 및 전자레인지의 경우에는 제품의 특성상 고열과 고압으로 화상의 위험이 상존하는데 비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경고 및 알림 방안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제품의 작동과 관련한 사항들이 거의 음성으로 안내되어 청각장애인과 노령층에는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세탁기의 경우에도 앞서 언급한 음성안내에 따른 어려움과 세탁조 문의 개폐와 세탁물 투입과 배출과정의 어려움이 크다.

이렇듯 일상생활의 필수품이자 동반자라고 까지 불리우는 가전제품의 편리하고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 장애인과 노령자 등을 고려한 가전제품 접근성 개념의 보편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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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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