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는 암담하기만 하다. 동시에 희망을 가져본다. 너무도 암담하기에 더 이상의 암담함이 남아있을까라는 단정을 지어본다. 그러기에 희망을 갖는다. 더 이상 떨어질 수도, 더 이상 부패할 수도 없기에 그러하다.

김영삼 정권 말기에 경제계의 IMF가 있어 타율적 구조조정에 들어갔었다. 노무현 정권 초기에는 정치계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이 역시 부패한 정치계와의 합작품이라면 오늘날의 정치계의 구조조정 역시 부패한 경제계와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는 자가 있으니 달라는 자 있고, 달라는 자 역시 받는 자 되고, 이것이 부패의 순환고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자세히 보면 국민들이 자신의 대표를 잘 못 뽑은 것 때문이다. 이제라도 제대로 뽑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대표격이 아닌데 대한 문제이다. 보기는 1번에서 5번까지 있지만, 모두다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선택해야 한다. 그러니 덜 문제가 있는 사람 혹은 차라리 어떤 연고든 연결되는 사람을 뽑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니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4.15선거를 앞두고 장애인계의 정치진출도 뜨겁다. 상향식 공천이 되었든 하향힉 공천이 되었든, 하여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고민이 있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 그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 한번 시원하게 물어보자. 그가 과연 장애인계의 대표인가? 그가 과연 사리사욕을 벗어나 장애인의 인권 보장과 복지의 발전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인가? 과연 그렇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가? 그의 생각에 우리 모두 자발적으로 동조하는가? 아니면 비난받는가?

이모씨, 박모씨 등을 비롯하여 너무도 생소한 사람들, 그리고 평소에 장애인계에 이바지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정치판에 들어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가 과연 장애인들에게 어떤 기여를 했으며, 무엇이 그로 하여금 장애인계를 대표하는 자의 자리로 몰아갔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 정치계가 썩은 정치인들로 줄세워서 그 중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더 썩은 정치판을 조장하듯이, 우리 장애인계도 이와같은 장애인 정치판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가?

한 편에서는 실컷 욕을 하고, 비난하면서 그를 또다시 대표로 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장애인계에 지도자가 없는가? 깨끗하고, 믿을만한 지도자가 부족한가? 아니 정치판이라고 하는 것이 원래 그러한 것인가? 그렇다면 왜 정치판을 욕하는가? 만일 그러하지 않다면 왜 여전히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450만 장애인들 이 중에서 묵묵히 살펴보고 있는 장애인들은 진정 자신들의 대표를 찾고 있다. 나서기 좋아하고, 권력욕에 사로잡힌 사람, 명예욕에 중독된 사람, 정치를 하지 않으면 백수가 될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 진정 장애인 특히 삶의 질과 행복의 터전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장애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참다운 지도자들이 등장하기를.. 적어도 장애인계는 참다운 지도자가 정치계에 입문해서 강자, 식자, 부자들 중심의 정치판을 바꾸어서 약자, 빈자, 민중, 그리고 장애인 중심의 정치판으로 변화시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를 고대한다.

이 참에 진정 장애인계를 대표할 신실하고, 청렴하며, 추앙받는 지도자가 장애인계에서 신선하게 등장하기 바란다. 모 연구소 처럼 정치에 휩싸여서 마치 장애인계를 대표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모 정치인 처럼 유사 장애인이 되어서 장애인계를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이 대표가 되어서도 안된다. 정치판에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판을 이용해서 장애인 뿐 아니라 국가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주역이 우리 장애인계에서 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러한 장애인들을 추대하고, 지도자로 모시자.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이 사회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자. 이것이 중요하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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