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연초에 많은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어는 덧 바닥에는 낙엽이 뒹굴고 쌀쌀한 바람이 나의 가슴을 스친다.
가을…. 가을은 남자들이 탄다고 들 하지만 나는 가을을 타는 여자인 것 같다. 쓸쓸함, 허전함, 외로움들이 나의 감정 속으로 찾아와 왠지 혼자이고 싶고, 나의 모습, 나의 생활, 나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고 정리 하게끔, 나를 뒤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시간들이기도 하다.
나는 한 해 동안 얼마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으며 얼마나 많은 일들을 보람되게 이루며 살았는가…. 또 장애인으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짐을 지게 했는지…. 문득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살아가야 하는 중증장애인들 도움을 주는 손길들이 간절하고 늘 가족들에게 심적, 육체적 짐을 지우게 하여야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때로는 연로한 부모님의 짐을 덜어드리려고 결혼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그 또한 모든 문제의 해결은 아니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활동보조에 의지하기에는 전신마비 장애인들에게는 열악하며 이기적인 세상의 사람들이 활동보조로 나온다면 가슴속에 상처를 남기게 한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좌절, 포기, 고통, 배신, 인생의 의미보다는 먹고, 씻고, 싸는 문제해결을 위한 생존으로 살아가야하는 장애인들의 삶. 꿈, 희망, 도전, 용기, 자신감이라는 단어로 장애의 몸이라도 열심히 살면 된다는 공식 속에서도 한 해를 뒤 돌아 보라는 이 가을에 나는 왠지 더 쓸쓸하고 외롭기만 하다.
“신체적 장애가 정신적 장애가 될 수 없고 정신적 장애가 신체적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외치며 오늘은 나의 장애로 절망하지만 내일은 또 다른 희망을 찿아 오뚝이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