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림을 그린지 올해로 14년째에 접어들었다. 처음 장애인이 되었을 때 많은 잡념과 앞으로의 장애인생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었고 시간이 너무 안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면서 나의 몸도 마음도 많이 편해짐을 느꼈다. 사실 나는 그림그리기를 좋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신체적(전신마비)으로 보았을 때 그림 그리는 일 밖게는 다른 무엇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그나마 그림 그리는 일도 큰 맘 먹고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하고 나의 그림을 사랑한다. 그래서 행복하다.

내가 처음 그림을 시작했을 때는 장애인 화가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장애인 화가들이 있다. 장애인미술협회, 세계구족화가협회, 농미회, 각종 그림 동우회 형식으로 많은 장애인들이 전국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후천적 장애를 갖게 된 장애인들도 새롭게 그림을 시작하고 있다.

또 장애를 가지고서도 대학에 진학하여 체계적인 그림 수업을 받는 사람들도 많으며 해마다 각종 전시회에 참여하여 사회적 교류 및 정보 교환도 하고 있고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 및 해외전시도 참여하며 작가로써 자신의 삶을 만들고 있는 장애인들이 너무도 많다.

이제는 더 나아가 한국의 장애인 화가들도 장애인 화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자신의 개성과 삶, 철학이 담긴 작품으로써 전문적이고 당당하게 화가 ooo라는 이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적으로는 복지 차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예술 활동을 위한 시설 등 제반 여건을 마련하고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창작활동 보장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문화 예술인으로 마땅한 대우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비록 몸은 장애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고 우리의 삶이 생활보다는 생존에 가깝지만 창작활동을 통하여 이상을 꿈꾸고 삶의 의미를 찿으며 상상의 자유로움으로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장애인의 삶을 원해서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길이라면 인정하고 받아들여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의 즐거움, 행복 찿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예술 활동은 우리의 욕구를 충분히 채워 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

설레임 1. (김형희 작품) ⓒ김형희

설레임 2 ( 김형희 작품)

무대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에서 교통사고로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장애인이 되었고, 재활치료로 만난 그림은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하였다. 현재는 아내, 엄마, 화가, 임상미술치료사.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대표... 예술을 통해 꿈, 희망, 도전 할 수 있는 교육, 전시, 공연기획, 제작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기획자,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과 장애, 세상과의 소통, 나의 내면과의 화해를 통해 힐링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며, 그 안에서 나를 찾고 감동과 눈물로 또 다른 삶의 경험을 통해 꿈과 사랑 그리고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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