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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폭염…장애인 생존에 '위협적'

장애인 가정의 냉방 지원도 '시급한 과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7-19 11:00:30
필자의 방에 설치된 창문형 에어컨. ⓒ장지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필자의 방에 설치된 창문형 에어컨. ⓒ장지용
몇 주 전에 제 방에 소형 에어컨을 들여놨습니다.

냉방 효율이 낮아진 것을 느낀 제가 집에서의 논의 끝에 창문에 붙여서 달 수 있는 에어컨을 하나 장만하기로 하고 TV 홈쇼핑 판매방송을 통해 주문하는 데 성공하고, 36개월 신용카드 할부 조건으로 장만했습니다.

벌써부터 언론에서 장마는 조만간 끝날 것이고, 이제 본격적인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위에 버텨서 살아남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다가온 것입니다.

설치 다음 날부터 맹활약하여 제 서재 겸 침실의 더위가 떠났습니다. 특히 출근할 때 제습기를 켜놓고 출근하고 퇴근할 때 제습기를 끄고 에어컨을 가동하면 그 효율성은 더 좋아졌습니다. 방의 습기는 사라진 상황이고 냉방이 가동되었기에 훨씬 더 시원한 분위기에서 개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문제는 적절한 냉방 온도를 몇 도에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시작되었습니다. 얼마큼에 맞춰야 냉방병 문제 없이 냉방을 할 수 있나에 대한 고민인 것입니다.

경기도청에서는 어려운 어르신 집안에 에어컨을 도청 예산으로 달아주는 사업을 벌인다고 하고, 외국에서도 에어컨 보급이 특별 정책으로 시행된다 합니다. 좋은 사업입니다. 그런 것처럼 장기적으로 장애인 가정에도 에어컨 하나 달아주는 지원도 장기적으로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저소득층이 고소득층과의 냉방 격차로 인한 손실을 더 많이 겪습니다. 더위로 인한 피해가 저소득층은 21명 정도라면, 고소득층은 그보다 훨씬 더 적은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장애인 상당수가 저소득층임을 생각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냉방 격차도 그만한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에게는 좀 더 복잡한 문제입니다.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기에 적절한 냉방 지원도 필요한 문제로 보입니다. 더위 먹은 상황에서 더워서 힘들다고 말할 수 없을 수 있습니다. 몸으로 쓰러져야 더위 먹었음을 알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 시점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필자의 어느 발달장애인 친구는 더위에 시달려서 탈수 증세까지 호소하고 결국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의사의 진찰 끝에 심각한 상황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여름철에 만나면 항상 ‘탈수 주의보’에 준하는 조치를 자주 해야 했습니다. 이온 음료 등을 갖다 놓는 등의 대책을 마련한 것입니다. 물론, 제가 의학 상식이 부족하여 사태를 더 키운 책임도 적잖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는 탈수 증세 등 더위로 인한 몸의 변화, 소위 말하는 더위 먹은 상황을 알 정도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되고, 폭염으로 치닫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같이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여름 냉방의 부족 때문에 벌어질 위기가 닥쳐올 것 같습니다. 아마 몇 주 안에 장애인 가정에서 더위 문제로 사망하는 사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냉방 격차의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과거 대중교통의 과제가 냉방 확충이었던 아이러니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냉방 완비가 된 장소가 인기를 끌었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냉방병은 둘째 치더라도 냉방이 갖춰진 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 과거에는 선택이었지만, 이제 반드시 냉방이 갖춰진 시설에서 일해야만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저도 과거 살던 집에서 거실 에어컨이 설치된 뒤에야 냉방이 조금 개선되었지만, 선풍기에 의존했던 여름 더위 문제가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사하면서 제일 먼저 설치를 검토한 것이 바로 거실에 놓을 대형 에어컨이었고, 지금도 할부를 갚고 있는 정도입니다.

이제야 제 방에도 소형 에어컨을 갖춰서 제 방의 여름 효율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런 것처럼 장애인 가정 등에 냉방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적어도 전기요금을 여름철에는 덜 무겁게 부과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전자제품 업체도 살릴 수 있도록 냉방기를 정부 예산으로 설치 지원을 하는 경기도청의 사례 등을 응용할 수도 있고, 적용 대상 확대와 전국화도 좋은 대안일 것입니다.

제 방은 이제야 여름 문제에서 벗어났습니다. 잠잘 때도 소형 에어컨을 가동하여 푹 자면서 더위 먹지 않고 지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작년만 해도 더위 때문에 잠을 설친다는 이유로 회사에 빠진 적도 있었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런 것처럼 제 방은 하나의 시작일 뿐, 다양한 장애인 가정에도 냉방 기기를 보급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여름 대비 복지’를 위하여 정부의 투자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 ‘이열치열’ 이런 단어는 ‘멍청한 단어’로 전락했습니다. 장애인 가정에도 냉방 기기를 보급하는 등의 노력과 동시에, 냉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누진제 일시 완화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는 더위가 사람을 잡아먹을 것입니다. 단순히 쓰러지는 것이 아닌 사람을 진짜로 잡아먹을 수준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다시 최악의 여름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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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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