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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월급쟁이 되기도 힘들어

돈을 벌어야 살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2-17 11:20:04
딸아이는 올해 영재교육 대상자가 되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아이 고모가 축하 선물을 해주겠다며 딸아이에게 뭘 갖고 싶냐고 물었다.

팬시점에 갈 때마다 눈을 떼지 못하고 나한테 사달라고 엄두도 못내던 흔한남매 다이어리를 사달라고 했고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흔한남매 다이어리가 오늘 드디어 도착했다.

다이어리를 받아든 아이는 환호성을 지르고 다이어리에 뽀뽀를 해대는 등 정말 가관도 아니었다. 아마 애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이 상황을 실감할 것이다.

흔한남매 콘텐츠가 방송과 유튜브에 빈번히 노출되면서 ‘난나 나나나나 야하- ’노래와 ‘오해요 오해오해요’나 ‘예쁘게 봐주세요’를 아이들은 일상어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사실 같이 보고 있으면 재미있기는 한데 그 파급효과가 아이들에게는 어마 무시하다.

흔한남매 캐릭터가 새겨진 문구와 팬시들이 나오고 심지어 흔한남매 책까지 출간되면서 아이가 사달라는 통에 정신이 없다. 캐릭터 상품이 다 그렇지만 흔한남매 캐릭터만 찍혀 있으면 가격은 일반제품의 2~3배로 껑충 뛰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반사적으로 “떼돈 벌었겠군.” 하는 말이 툭 튀어 나왔다.

그리고 혼잣말은 아닌데 딸아이의 이해 여부와 관계없이 나의 사설이 시작 되었다.

“돈을 벌려면 흔한남매처럼 해야해 지속적, 직접적으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더라도 콘텐츠가 계속적으로 소득을 발생시키잖아. 직장인들 하루 8시간을 열심히 일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 이익을 위한 부속품에 지나지 않아. 성과 여부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일정한 월급을 받으면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전력으로 쏟고 그 대체인력은 넘쳐나니 월급쟁이들의 비애이지. 그런데.... 그 월급쟁이로도 장애인에게는....”

지난해 7월에 직장내 장애인인식개선 강사 자격을 취득하고 공공 및 민간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25여 차례 강의를 진행하였고 교육 인원은 900여명 정도 된다.

필자는 강의 의뢰가 들어오면 업체에 대하여 인터넷으로 알아보거나 업체 교육 담당자와 직접 통화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교육 진행 시 필요한 장비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교육 대상자들의 직무와 성별, 연령 등을 묻는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질문이 근로 장애인이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몇 명인지를 꼭 확인한다.

장애인 직업재활원을 제외하고 장애인 근로자가 있는 업체는 고작 3군데 였고 그 수도 1~2명이 고작이었다. 이중 2군데는 공공기관이었으니 결국 일반 민간기업의 근로장애인은 1명인 셈이다.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것이 장애인 고용의 현주소이다.

20대 후반의 청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성추행범으로 기소된 적이 있었다. 실상 그 청년은 시각장애가 있었고 그로 인해 손잡이를 찾던 중 여성의 몸을 더듬었다는 오해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청년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았고 그로 인해 상황이 심각해진 사례가 있었다. 결국 청년은 관련 서류를 준비하여 시각장애인으로 등록하고서야 비로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혹자는 “왜 진즉 장애인으로 등록하지 않고 그런 낭패를 보았을까? 법적 장애인으로 등록하면 이런저런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텐데...”하며 안타까워 할 것이다. 필자 역시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청년의 입장이 이해되기도 한다.

서류상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을 경우 일반기업으로의 지원은 아예 꿈도 꿀 수 없다. 그런데 장애가 있지만 어쨌든 서류상 장애인만 아니라면 적어도 지원을 하고 일말의 취업 가능성은 기대할 수 있으니 법적 장애인이 되기를 포기할 수밖에.

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은 고용에 있어서 그 사람의 능력, 재능, 경력, 사회성 등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백지화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장애인’ 탈락, 그러면서 말할 것이다. “어떻게 장애가 있으면서 지원할 생각을 했지?” 비록 장애가 있지만 나름의 꿈과 미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그 청년의 몸짓이 안쓰럽고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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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경미 (kkm75@kbuw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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