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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내견 차별, 이건 정말 비정상

안내견과 생활하는 시각장애인들 절대 주눅 들지 않기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1-15 11:50:41
장애계뉴스를 살피다 보면 연례행사처럼 나오는 뉴스 중 하나가 바로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안내견과 그와 함께하는 시각장애인이 식당, 숙박업소, 마트 등에서 쫓겨났다는 뉴스다.

심지어 최근에는 공연을 하러 온 아티스트가 안내견과 공연장에 입장할 수 없다는 사례까지 나왔다.

안내견이 국내에 도입된 지 23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오랜 시간 동안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인식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방증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거부가 장애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 현실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냥 기쁜 소식은 아닐 것이다.

무작정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는 글쓴이는 종종 모임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다.
모임을 추진하려면 모이려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한데 다수의 시각장애인이 모이게 된다면 고려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모임 장소가 식당일 경우 시각장애인들이 번거로울 수 있는 뷔페나 고기를 직접 구워야 하는 고깃집은 모임 장소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회적인 편견 때문에 고려하지 말아야 할 사항 하나가 더 있다. 그건 바로 그 음식점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을 허락하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장애인 보조견의 훈련·보급 지원 등)에 따르면 누구든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런 법 조항이 무색할 만큼 안내견에 대한 차별은 전국 각지의 식당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안내견을 거부하지 않는 단골 식당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비단 식품접객업소뿐인가?
시각장애인 전용 콜택시 복지콜, 비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이용하는 서울 바우처택시에 안내견과 함께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으레 "안내견 있습니다"라는 불필요한 멘트와 함께 차량을 신청하고 있다.

물론 안내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안내견들의 특성상 털이 많이 날릴 수 있으니 택시를 운전하는 승무원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때문에 그런 멘트를 남긴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글쓴이 입장에서는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다.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법 조항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왜 안내견 파트너들이 주눅 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비단 교통수단에서만 이들의 불필요한 배려가 선행되고 있는 게 아니다.
안내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식당을 찾는 고객과 영업을 하는 식당 측에 큰 불편을 주는 게 결례라고 생각해 좌식 테이블이 놓인 식당을 선호하지 않는다.

깔끔하게 식사를 해야 할 식당 바닥에 털이 날리는 것이 안내견 파트너들 입장에서도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토록 안내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많은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 마음도 모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안내견을 쫓아내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글쓴이는 오래전 안내견과 함께하는 보행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아주 짧은 체험이었지만 왜 시각장애인들이 안내견과 함께하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안내견은 나를 위해 빠르고 정확하게 안내하고 있었고, 난 평소의 보행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보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난 내 곁에 있던 그 녀석을 밀어내기 바빴다.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개를 무서워했던 기억이 내재해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니와 함께할 녀석을 살뜰하게 챙겨줄 수 있는 성품이 되지 않는 글쓴이는 아예 안내견 분양은 꿈도 꾸지 않았다.

이렇듯 안내견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은 개라는 생명체를 살뜰히 챙겨줄 수 있을 만큼 사랑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하는 이들 역시 개를 한 식구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다시 말해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은 오롯이 자신의 선택에 의해 안내견을 가족으로 맞아들이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한 생명을 가족으로 맞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을 차별하고 있는 것 자체는 절대 정상적인 현상이 아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인권위가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거부가 장애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는 소식이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는 빈번한 출입거부 논란뿐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시각장애인을 잘 알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조차 안내견을 출입거부를 행하는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인 넓은마을은 안내견에 대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열띤 댓글 공방이 이어진다.

넓은마을을 방문하지 않는 비시각장애인들이라면 "안내견 출입거부를 행한 업주를 성토하는 댓글을 많이 달 것"이라고 추측할 것이겠지만 상황은 추측과는 매우 상반돼있다.

댓글 공방이 이뤄지게 되는건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일부 시각장애인들이 안내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입장보다는 출입을 거부하는 업주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식구인 안내견 때문에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해 서러운 가운데 같은 처지인 시각장애인들마저 안내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잔뜩 담긴 댓글을 접한 안내견 파트너들은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입게 되는 현상이 시각장애인 전용 커뮤니티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개를 싫어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안내견과 함께하는 것 역시 자유이며, 엄연히 법으로 보장된 권리다.

그 권리를 개에 대한 과학적인 배경지식 없이 개털의 유해성을 지적하거나 "개는 개일 뿐"이라며 오래전 개를 키우던 방식으로 인한 개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을 드러내면서까지 같은 시각장애인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수십여 년전,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첫차에서 승차 거부를 당하고,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행인의 침 세례를 받았던 시각장애인들이라면 절대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 좌시해선 안 됨에도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에 동조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안내견이 국내에 도입된 지 20여 년이 지나서인지는 몰라도 안내견에 대한 인식은 초기보다 많이 개선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안내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안내견과 자신을 향한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러우며,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글쓴이 역시 "형 안내견이 들어갈 만한 식당을 모임 장소로 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불필요한 인사를 듣고 싶지 않다.

안내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안내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주눅이 드는 건 전혀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장애로 인해, 장애 때문에,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는 정상적인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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