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하는 많은 학생이 학교생활의 괴로움을 호소함에도 다수의 부모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사회성을 익히려면 학교는 가야되지 않겠어요?”

“그래도 공부는 해야죠.”

“성적도 떨어졌어요.”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의 눈총을 받지 않고 살아가려면 정규교육과정을 이수해야한다고들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으며 학교에 가기 싫을 만큼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오랜 경험과 사회생활을 겪어본바 그래도 학력은 중요하더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통 속에 참을성만 키우며 사회성을 배워나갈 수는 없다.

앞서 말했듯 다양한 감정과 생각, 배려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사회성이 키워지는데, 그러한 과정 없이 혼자 고통을 감당하며 참고만 있는 학교생활에서 사회성이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또래관계가 어렵다는 이유로 성적까지 떨어져 버렸다며 답답해하는 부모가 있다. 사회성과 학습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사회성은 정서적 기질에 따른 문제이고, 학습은 지적 능력과만 관련되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뇌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두 영역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학습’이라는 것은 인지 기능적 요소의 영향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여기서 외부적인 요인이란, 정서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부정적이게 나타나게 된다.

감정상태가 불안정하여 성격과 태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며, 외부적인 가정환경이나 학습 환경, 스트레스 등은 부적강화로 작용하여 학습 동기 또한 떨어뜨려 학습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학습 부진이 따라오는 것이다.

혹 학습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도 마찬가지이다.

인지기능적인 문제로 학습장애 아동들은 지시나 규칙 등을 따르기 어려워한다.

또한 발달이 느려 일반적인 과제수행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서 수업 자체를 피하게 된다.

결국 학습장애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 힘들어 지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학습 장애인지도 모르고 아이에게 과도한 학습만을 요구한다면 장기적으로 학업에 큰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사회성도 더욱 악화되는 경우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부모의 빠른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공부를 못한다, 혹은 학교생활에서 지시 따르기가 되지 않고 이해도 잘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학습문제에 그 원인을 찾을 것이 아니라 학습이 되지 않는 환경이나 아이의 상황을 먼저 파악할 것을 제안한다.

사회성과 학습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성적이 떨어지는 것에 연연하거나 성적이 떨어졌다고 학원을 더 추가할 것이 아니라, 현재 아이의 환경에서 어떤 것에 방해받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어 아이들의 또래관계 및 정서문제를 도와주고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학력을 위해 학교라는 공간에서 마냥 버티기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다독이기 위해 상담을 요청하거나 부모와의 대화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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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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