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 비포 유(me before you)라는 소설을 접한 적이 있다. me before you를 해석하면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라는 뜻으로 영화로도 개봉된 바가 있다.

이 작품은 상류층 생활을 하던 한 남자가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장애를 입은 후의 인생을 다룬 이야기다.

서로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특별한 만남을 통한 사랑이야기이지만, 이 작품 속 남자주인공을 통해 장애를 가지게 된 아픔과 상처에 관한 이야기가 주목을 끌었다.

6년 동안이나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백수가 된 여주인공 루이자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였던 전신마비 환자 남자주인공 윌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 된다.

루이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선천적으로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사고 후의 윌은 무기력하고 화로 가득한 삶을 살았지만, 루이자를 만남으로 점차 변화하여 스스로의 가능성을 깨닫지 못하는 루이자를 도전하는 삶으로 안내하게 된다.

루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로 기쁨을 느끼며 윌 스스로도 밝아지는 변화를 맞게 된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계를 아는 윌은 고통스러운 스스로를 위한 안락사를 선택하며 비극적이지만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가 된다.

필자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이다.

윌은 사람들이 자신을 전과 같이 인격체로 대해주길 바랬다. 주변에서는 장애를 가지고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많은 배려를 해주지만, 윌은 몸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조차 장애인으로 판단되는 현실을 고통스러워한다.

스스로가 상황을 선택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선택당한 많은 상황들에 따라야 하는 현실 속에서 윌은 매우 비관적이다.

값비싼 치료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채 그저 숨만 쉬며 살아가는 것 자체를 힘겨워한다. 또한, 하고 싶지 않은 행동, 원하지 않는 만남, 받고 싶지 않은 배려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더욱 그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사회전반에 있다. 하지만 개중엔 그들 스스로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배워나갈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로인해 생각의 결정 또한 타인에 의해 결정당해 살아가는 경우도 보았다.

학교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특수학교 보조도우미의 상습적인 폭력으로 인해 고통을 받은 아이의 이야기가 한 예가 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각종 장애를 가진 사람이 생각까지 장애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들만의 생각이 있고 결정권이 있다. 그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한다.

이렇듯 주변에서 장애아들의 선택권과 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선을 지켜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아는 기술을 배우는 노력을 기울이는 일에도 소홀해선 안 될 것이다.

보통 의사결정 할 때 성공적으로 결과를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행동하면 모든 사항을 결정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아진다.

모든 행동이 자기 스스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결과가 꼭 만족스러워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실패경험은 오히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더욱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행동한다는 데에 가장 큰 의의를 두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학교 내에서도 많은 도전이 필요하다.

각종 학교나 기관에서의 행사 등을 참여하여 각종 수행을 해봄으로 결과를 받아들이고, 실패가 있더라도 그 모든 주체가 스스로가 되기를 바라고, 그로 인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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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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