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평창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다. 시행전, 동계올림픽은 큰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적 단점과 기후의 영향 등으로 인해 큰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고 예상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문화와 미래를 보여줌과 동시에 신선하고 기품 있는 개막식으로 세계 관중을 뜨겁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개막식의 명장면으로 드론 쇼를 기억할 것이다.

1200여대의 드론을 하늘에 날려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와 동계 스포츠 종목들을 표현하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서 오륜기는 5대주를 WORLD의 ‘W’로 형상화 한 모습이며 겹쳐진 고리들은 세계가 하나 되는 올림픽의 이념을 뜻한다. 이 드론 오륜기야 말로 각 나라가 더 큰 하나가 되는, 올림픽 정신을 느끼게 해준 멋진 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되었다.

올림픽의 상징 오륜기 ⓒ김지연

이처럼 올림픽은 하나 됨이 중요하다. 쇼트트랙과 하키, 봅슬레이 등 단체전이 있는 경기에서는 협동정신이 필요하며 개인 종목에서도 순수하게 경쟁하는 마음은 물론, 동료끼리 서로 다독이고 힘이 되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림픽 정신처럼 아동들에게 ‘우리는 같은 마음이야, 우리는 하나야’라고 말을 해줘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대부분 아이들은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을 한다. 그래서 독단적인 태도나 [내꺼야]로 대변되는 개인적 소유의 행동 또한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다.

‘같이 가지고 놀아, 나눠줘 빌려줘’ 라고 알려줘도 개념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은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어, 본능적으로 장난감을 뺏거나 다툼을 유발하기도 한다.

잘 훈련이 되어 혼자 노는 것보다 함께 노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시행착오 끝에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양보하고 타협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부모는 타협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아이의 감정만 잘 공감해 주면, 아이 스스로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패와 좌절을 맛보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고,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올림픽 선수들처럼 아이들에게도 협동의 ‘과정’이 필요하다.

[야호 , 우리가 해냈어] 라는 동화책이 있다.

한 곰돌이의 집에 누군가가 문을 쾅쾅 두드린다. 곰돌이가 문을 열어 보니 두루미가 급하게 달려와 사슴이 깊은 구덩이에 빠졌다는 것을 알린다. 둘은 사슴을 구하려 함께 가게 된다.

곰돌이는 홀로 버티느라 배고플 사슴을 위해 식량을 챙겨 출발하고 중간에 산토끼를 만나 딸기도 가지고 가게 된다. 오리의 도움으로 배를 이용해 강을 건너고, 깜깜한 밤의 숲에서는 여우의 길안내와 부엉이의 등불로 사슴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사슴이 빠진 구덩이는 매우 깊었고, 친구들은 돌과 나뭇가지를 모아서 사슴을 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슴을 어떻게 꺼내지?”라는 질문에 친구들은 이렇게 말한다.

[ 얘들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

지난 [협동하기] 칼럼 [커다란 순무 이야기]에서 하나하나의 작은 힘을 모아 큰일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협동의 마음은 모두의 같은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무를 원하지 않거나, 사슴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협동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지시적이고 비타협적인 친구가 있었더라도 협동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 얘들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는 질문은 절대적이지도 지시적이지도 않다.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되, 의견을 반대하면 타협을 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는 것이다.

협동을 하려면 반대의견에도 부딪쳐보고, 말다툼을 해보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싸움이나 실패가 두려워 무조건적으로 지시를 따를 것이 아니라,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전제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꼭 나의 의견도 제시해보자.

올림픽 단체전에서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될 때 각자가 타인에게 명령을 하게 된다면 협동의 의미가 사라지고 하나의 마음이 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함께하는 활동에서 누구나 이기고 싶은 마음은 같다. 그러나 협동의 과정이 없이는 진정한 승리는 없다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자신의 의견을 부드럽게 피력할 때, 진정한 협동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