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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치료는 가족지원부터 시작된다

문제아동, 문제부모는 없다…고통받는 가족이 있을 뿐

양육지원, 휴식지원, 평생설계 지원이 치료의 근원이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10-19 13:20:01
발달장애인들을 중심에 두어야 하는 나로서는 그 양육자들을 지적해야 하는 입장에 종종 처하게 된다.

'나쁜 아이는 없습니다. 문제행동? 자해하고 부수고 소리 지르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은 고통 속에 있습니다. 부모마저 그것을 모르면 아이는 이 세상 누구에게서 이해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목까지 차오르는 말을 꿀꺽 삼키고 나면 또 하나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나쁜 엄마는 없습니다. 문제부모? 야단치고 분노하고 소리 지르는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은 고통 속에 있습니다. 치료사마저 그것을 모르면 엄마는 이 세상 누구에게서 이해받을 수 있을까요?'

나는 양쪽 모두를 이해해야 한다. 벼랑 끝에 몰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상처 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공포를 보아야 한다. 서로를 알지 못하기에 절규하며 몸부림치는 고통을 보아야 한다.

"우리 아이는 말로 해도 안 듣고 때려도 안 고쳐져요."

"아이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못 듣는 것이고, 맞는 공포가 자극적으로 각인되기 때문에 더 저항하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가르쳐요?"

"갓난아기를 대하듯이 다시 눈을 낮춰 시작해보세요. 듣지 않으면 보여주고, 보지 않으면 만지게 해주고, 만지지 않으면 맛보고 냄새 맡게 하고, 그리고 기다리세요. 다시 사소한 작은 일들에 감격하고 호들갑스럽게 칭찬하며 아이를 기꺼이 품어주세요. 그렇게 먹고 걷고 '엄마, 맘마'의 한마디에 반응하는 것부터 다시 소통하세요. 엄마는 너를 막는 사람이 아니라 지지하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회복하면 아이는 귀를 열고 눈을 맞추기 시작할 겁니다. 그제서야 왜 그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들리게 되고, 어떤 행동을 할 때 엄마가 기뻐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가진 작은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러면 분노하고 절규하는 엄마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나와 닮은 눈을 가진 어머니들은 자신이 왜, 어떻게, 얼마나 아픈지도 모른 체 신음한다.

'찻길로 뛰어드는 아이를 도로 한가운데서 붙들고 주저앉아 빽빽대는 경적소리와 운전자들의 욕을 듣는 순간, 차라리 트럭이 우리를 덮쳐버렸으면 싶습니다.'

'밤새 소리 지르고 오줌을 싸고 뛰쳐나가는 아이와 꼬박 씨름하고 아침식사를 차렸는데, 아이는 김치그릇을 뒤엎고 남편과 작은 아이는 그냥 나가버립니다. 나의 하루는 늘 그렇게 되풀이 됩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을 향하여 부족한 내 아이를 이해해달라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나는 평생을 그렇게 사과해야할지 모르는데, 무수한 사람들은 매일마다 우리를 혐오하고 비웃습니다.'

누가 문제인가?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아이는 그저 약한 모습으로 태어나 복잡한 세상을 힘들게 배워갈 뿐이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부둥켜안고 고통스러워할 뿐인데 누가 이들을 손가락질하는가? 왜 이들을 품어야할 교육과 복지 종사자들에게서마저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말하지 못하는 억울함과 감각과민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아이에게 단지 행동을 통제하려고 급급해서는 안 되듯이, 불안과 소외와 힘겨움으로 방어막을 치고 분노하는 부모를 그 겉모습만으로 비판하려 해서도 안 된다.

발달장애 가족들에겐 지원이 필요하다. 서로를 알지 못해 혼란스런 이들에게 양육과 교육지원이 필요하고, 피로와 불안으로 지친 이들에게 휴식지원이 필요하고, 마음 놓고 죽을 수조차 없는 미래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성인장애인의 평생설계를 지원해주어야 한다.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조력과 지원만이 신음하는 약자들의 고통을 풀어줄 수 있다. 그리하여 오랜 불안이 풀리고, 상처가 아물고, 일어설 힘이 다시 솟는 그 때가 되어서야 발달장애 가족들도 미소와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모든 갈등과 고통의 실마리는 언제나 양쪽이 함께 풀어야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여력 있는 쪽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이해를 시작해야만 자녀와 부모, 이웃과 사회, 나와 여러분은 건강한 성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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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석주 (nadanas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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