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오셨더니, 올해도 또 오셨군요.

추석대목을 맞은 장터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장사꾼은 물건하나라도 더 팔기위해 목청 높인다. 손님은 손님대로 질 좋은 물건을 싼 가격 장만하기 위해 분주하다.

장날에 맞춰 정선 오일장을 찾았다. 정선은 오지 중에 오지여서 좀처럼 발길 가지 않는 곳 이지만 추석을 앞두고 2일과 7일 장날에 맞춰 나섰다,

오전 8시 10분 청량리역에서 정선행 기차에 올랐다. 하루 한번 정선을 오가는 열차는 여행객이 제법 많다. 찐 계란과 사이다를 먹으며 가는 열차 여행은 예나 지금이나 정겹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열차 길은 협곡을 지나 12시 5분 전 정선역에 도착했다.

여행객을 몰고 온 열차는 사람들 쏟아내고 아우라지역으로 달린다. 작고 아담한 역 근처는 관광객이 주민보다 많고 역 광장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인적이 뚝 끊긴 주변은 조용하고 한적해 오지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 것 같다.

정선 오일장 문화행사.ⓒ전윤선

정선오일장은 2일과 7일에 장이 선다. 장에는 정선지역에서 나오는 더덕을 비롯해 곤드레 나물, 명이짱아치,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곤드레 밥과 올챙이국수, 콧등치기 국수다.

콧등치기 국수. ⓒ전윤선

떡 매치기. ⓒ전윤선

곤드레 밥은 정선지역에서 나는 곤드레 나물로 들기름이나 참기름은 넣고 밥을 지어 양념된 된장이나 간장으로 비벼 먹는다. 그 맛은 향기롭고 부드러워 한번 먹으면 자꾸 먹고 싶어진다. 콧등치기 국수도 마찬가지다. 먹을 때마다 면이 콧등을 쳐서 생긴 이름으로 면발은 여느 칼국수와 마찬가지지만 맛은 정선의 정서가 담겨 있어 정감 넘치는 맛이다. 올챙이국도 빼놀수 없는 정선의 맛 이다. 올챙이처럼 생긴 국수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장터를 찾는 여성에게 인기먹거리다.

또하나 정선의 야심작은 정선 황기 생 막걸리다. 전국엔 수제 누룩을 막걸리를 빚는 곳이 세 곳이 있다고 한다. 그중에 한곳이 정선황기막걸리다.

'정선5일장 황기 생 막걸리'는 젊음과 장수를 상징하는 황기와 손으로 빚은 수제누룩, 국내 최고의 쌀 등 정선아리랑시장의 특산품을 원료로 하며, 조양강 1급수 물이 깊게 스며든 맑은 지하수를 사용하여 독특한 향과 맛이 일품이다 막걸리를 먹어보니 그 맛은 어릴 때 아버지 심부름으로 양은 주전자에 받아오면서 한 모금씩 먹던 그 맛이다.

장터엔 문화행사도 다양하다. 먹거리 장터에 앉아 정선의 맛과 인심을 맛보고 있으면 그 앞에서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정선아리랑공연과 떡 매치기, 7080가요까지 향수를 자극한다. 추석명절을 맞아 정선오일장의 한가위 풍경은 장터를 찾는 여행객에게 풍성한 고향의 정을 덤으로 사올 수 있다.

민속장 모란 5일장

도심을 살다보면 민속 장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내세운 대형 백화점과 마트에 밀려 전통장의 설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경 써서 보면 전통시장이 즐비하다. 전통시장 뿐만 아니라 5일장도 많다.

지하철타면 오일장이 새로운 이벤트와 향수를 자극하며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사람 사는 냄새와 정이 그리운 사람은 전통시장에서 삶의 애환을 느껴보자. 세련되고 깔끔한 대형 마트에선 찾기 힘든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다.

모란이란 말을 들으면 왠지 “모란이 피기까지”시 구절이 생각난다. 하지만 모란시장엔 모란이 피기까지 와 전혀 상관없어 보인다.

4일과 9일 지하철 모란역에서 내리면 전통과 현대가 숨 쉬는 전국최대 재래시장 모란민속장을 만날 수 있다. 모란시장엔 전국치대 장답게 물건도 다양하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5일장은 조선시대에 나타났다. 15세기 말 남부지방에서 개설되기 시작한 장시(지금의 시장)는 임진왜란을 경과하면서 그 수가 증가했다.

17세기 후반 이후 열흘 장이었던 장시가 대부분 5일장으로 바뀌어, 전국의 장시는 한 달에 여섯 번 열리는 5일장 체제로 단일화 됐다.

5일장은 지역사람들에게 상설시장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5일장체계의 형성은 적어도 군 단위 범위에서 교환이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하나의 지역적 시장권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5일장은 이후 20세기 말까지 꾸준한 생명력을 가지고 자생해 왔다. 그렇지만, 지금은 도시화와 산업화에 밀려 거의 옛 모습을 상실한 체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모란장의 유래는 1958년부터 시작됐다. 주로 가난한 제대군인들을 모아서 버려진 땅을 일구기 시작하면서 동네가 형성되자 지명이 필요했다.

지명을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 끝에 평양에 두고 온 어머님을 그리는 마음과 모란봉을 연상하여 '모란'이라고 명명하였다.

그 후 '모란장'은 4일과 9일마다 장이 서게 됐고 오늘날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시장으로 발전하였다. 규모만큼이나 장날인 4일과 9일이면 전국에서 장돌뱅이들이 몰려든다.

모란 장터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추석명절 전국 최대 민속장인 모란장에서 한가위 맞을 준비를 해보자.

양평장은 중앙선 전철 양평역에서 내린다. 3일과 8일, 양평 오일장만의 정서를 듬뿍 느낄 수 있다. 한번와본 손님은 다시 찾게 하도록 만든다는 양평오일장은 친절과 좋은 물건 지천이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평 장에 한번가면 사람이면 다시 양평장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할 정도다.

양평오일장은 주말에도 장이 선다. 농․특산물을 생산자가 직접 가지고 나와 소비자에게 판매해 생산자는 제값 받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품질 좋은 먹을거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양평 오일장에선 고향에 정서도 가슴가득 담아 올수 있다. 이번 추석 양평 오일장에서 한가위 차례 상 준비를 위해 양평 장에 여행 삼아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중앙선 전철 종착역엔 용문장도 열린다. 5일과 10일 용문역에서 내리면 역 앞이 용문장터다. 언제나 활기찬 에너지를 주는 용문 오일장은 용문에 살아있는 역사라고 불릴 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재래시장이다.

많은 상인들과 주변 농산물의 중요한 판매처 역할을 하며 언제나 활기찬 분위기로 에너지를 주는 전통오일장이다.

•정선오일장. 2일 7일

청량리역에서 오전 8시 10분 정선행 무궁화호 3호칸 이용

요금 왕복 15,000원

•먹거리

콧등치기 국수, 올챙이국수, 곤드레밥, 정선황기 막걸리

•장애인화장실

정선역, 정선장터 내

•성남모란장. 4일 9일

8호선 모란역

•양평장. 3일 8일. 중앙선 전철 이용

•용문장. 5일 10일. 중앙선 전철 이용

•문의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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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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