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 자라면서 가족이라는 사회와 연을 맺게 되며,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생활에 기본이 되는 여러 가지 규범과 규칙을 습득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편입되어 살아가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 가운데 가정생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받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 같은 것들이 누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정신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상과 같은 심리적․정서적 안정과 육체적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매일 매일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

집이라는 공간의 이미지는 따듯함일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게 공간의 의미보다는 가정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힘든 일이 생길 때 우리는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집이라는 공간은 안락해야 하며 편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집이라는 공간이 누구에게나 모두 안락하고, 편리한 공간일까?

장애인에게 있어서 집이라는 공간은 편안함, 안락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주택 내․외부는 비장애인 위주로 지어졌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단독주택의 경우 대문이 턱이나 계단으로 되어 있지 않더라도 대부분 철 대문이어서 휠체어 접근이 어렵고, 현관이 계단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아 집 내부로 들어 갈 수가 없다.

중증장애인이 선호하는 아파트도 97년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승강기가 있더라도 전기 절약을 이유로 3층과 4층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다세대주택의 경우에도 중증장애인은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 영구임대아파트의 경우 면적이 워낙 적어 휠체어를 내부에서 이용할 수 없어 지체, 뇌병변장애인은 바닥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데, 휠체어를 세워둘 공간이 적당하지 않아 현관 밖에 놓아두어야 하지만 복도식의 경우 다른 세대에서 지나다니기 불편하다고 말을 듣기 일쑤다.

이와 같이 장애인에게 있어 주거생활은 불편을 넘어 집이라는 공간에 갇혀 지내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집이라는 공간은 휴식과 충전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지만 장애인은 그와는 거리가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은 주로 중증지체장애의 경우를 예로 들어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지적, 자폐장애인의 경우도 그 나름 주거공간의 편의성은 매 한가지로 열악하다.

독일의 특수교육학자 자이퍼트(Seifert)SMS는 “지적, 자폐장애인들은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같이 성년이 되면 부모나 가족들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이 나이면 특별히 배우는 능력이 왕성하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삶의 환경과 영역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부모의 집에서 나와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주거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이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적장애인들에게도 가능한 이른 시기에, 적어도 청소년 시기에 살아가는 문제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삶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지적장애인들의 자기 선택과 결정권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적장애인의 독립생활을 위해서는 주거공간 내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주거 공간내 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스위치나 수도꼭지, 취사기구 등에 그립과 문자 등으로 표시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일자리와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되어 개별적 필요를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돌봄이 필요한 경우 개별 주거시설을 마련하여 사회로 통합되는 차원의 가사지원, 출․퇴근, 근로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통합적 주거모델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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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주거 확보다. 2006년 장애인의 주거권을 주장하며 전국10개 지부로 구성, 창립한 한국장애인주거지원연대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으로 자립생활 현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의 주거이야기와 자립생활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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