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씩 체험홈에서 요리프로그램을 하는데, 오늘의 요리는 ‘짜장밥’이다.

먼저, 요리를 만들기 전에 체크리스트와 요리레시피를 만들고 동생, 선생님과 함께 시장을 본 후 체험홈에 들어와 요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집에서 만드는 짜장밥은 내가 원하는 재료들을 맘껏 넣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먼저 재료들을 깨끗하게 씻은 후, 당근, 양파, 감자, 햄 등을 먹기 좋게 깍둑썰기를 하였다.

여기서 잠깐……, 내가 손떨림이 있어서 칼질은 선생님께서 도와 주셨다.

썬 재료들을 하나하나 기름에 볶아 물에 재운 다음, 짜장 분말을 넣어 걸쭉하게 끓였다. 지난번에 만들었던 요리라서일까? 이번에는 맛이 더 담백하고 느끼하지도 하였다. 체험홈에 들어와서 처음 요리를 한 것이 짜장밥이었는데, 당근도 덜 익고 짜장 분말도 적게 넣어 다시 3분 짜장을 사 와서 넣었던, 웃지 못할 기억이 났다. 이번에는 다행히 당근이나 감자도 먹기 좋게 익었다.

요리가 마무리되어 갈 즈음 사무실에서 대표님과 자문위원회 선생님께서 오셔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다. 맛있다며 연이어 칭찬을 해 주시는데, 정말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는 것 같았다.

집에서 지낼 때는 엄마께서 해 주시는 밥만 얻어 먹다가 프로그램에서 배운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서 손님들을 대접할 때마다 마음이 뿌듯하였다.

처음, 요리를 만들기 전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엄두가 되지 않았었는데, 하나하나 배워가며 실습을 해 보니 요리에 재미가 들었다. 다음 프로그램에는 어떤 음식을 만들까, 벌써부터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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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선 칼럼리스트
선천적 뇌성마비장애인으로 대전보문장애인자립센터에서 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장애로 인하여 때로는 좌절도 하고, 어려움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체험 홈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났으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한 공간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생활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와 함께 자립생활을 위한 과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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