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 포스터 캡처화면. ⓒ전윤선

영화 ‘7번방의 선물’은 딸을 사랑하는 지적장애 아버지, 그리고 공권력을 가진 경찰청장, 억울하게 누명을 쓰며 죽어야 하는 사회적 약자의 허탈함과 억울한 삶, 자기의 분노 때문에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지적장애를 가진 한 아버지를 그린 영화다.

지적장애 아버지(용구)의 모습을 보며 장애인인 내가 이 현실 속에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이 한없이 슬프고 분노가 치솟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은 답답했고 웃음도 선사했지만 관객은 통곡할 정도의 눈물을 쏟아냈다.

‘7번방의 선물’은 사회적 약자인 지적장애인의 억울한 삶을 그린 영화다.

처음 화면을 대했을 땐 헐리우드 영화 ‘아엠샘’과 비슷한 스토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인이 지적장애 아버지인 샘을 대하는 태도와 한국인이 지적장애 아버지 용구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도 달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달 예승의 아버지 용구는 여느 아버지와 조금 다르다. 용구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빠다. 엄마 없이 일곱 살 딸을 혼자서 양육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시고기 같은 아빠다.

“이용구, 1961년 1월 18일 태어났어요. 제왕절개. 엄마 아팠어요. 내 머리 커서. 허~엉” 하는 화면 속 용구의 표정과 말은 극장 안을 초토화 시켰다.

배우 류승룡의 파격 변신의 영화 ‘7번방의 선물’은 그렇게 시작했다.

용구는 마트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하며 한 달 월급 ‘육십 삼만 팔천 팔백 원’ 받아 딸 예승과 함께 생활한다. 딸을 사랑하는 용구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승이와 매일같이 가방가게 들러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매고 갈 가방을 살 기대에 부풀어 월급날만 기다린다. 내일이면 월급을 받아 딸의 가방을 살 수 있는데, 이들 부녀가 찜해 놓은 세일러문 가방은 하루 전에 경찰청장 딸에게로 팔려간다는 스토리다.

지적장애 아버지 역할을 잘 소화해낸 류승룡의 연기는 초반부터 웃고 울고를 반복하다가 중반과 후반을 지나면서 눈물과 분노가 치솟게 한다. 경찰청장의 딸을 성폭행하고 살인까지 했다는 누명을 쓴 용구는 우리사회가 사회적 약자에게 얼마나 많은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절실히 보여준다.

‘7번방의 선물’뿐만 아니라 몇 년 전 영화 ‘도가니’에서도 분노를 참고 견디며 봐야 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시설장애인들의 인권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그 후 시설장애인 인권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전반적인 조사가 착수됐다. 그러나 아직도 도가니는 현제 진행형이다.

7번방의 선물도 지적장애인이 사회적 폭력으로 죽음을 당해야만 했던 사건을 소재로 구성된 영화이며, 영화 속 용구는 우리사회에 많이 존재한다.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에서 보면 지적장애인들은 자기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특히 지적장애가 있는 여성은 성폭력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고, 가해자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 얼마나 큰 죄라는 인식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7번방의 선물’은 지적장애인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폭력을 당하고 죽음에 이르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기대 없이 본 영화 ‘7번방의 선물’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감동과 여운으로 남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런 감동 있는 영화를 볼 수 있었다니 정말로 행운인 듯하다.

사회적 약자가 권력과 사회적 폭력으로부터 보호받는 아름다운 사회가 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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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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