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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편의시설의 불편한 진실

이용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사람들 많아

비장애인 여자친구와의 만남과 이별-17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12-04 09:29:08
"날도 추운데 기다리느라 힘드셨죠? 오랜만에 휠체어 손님이 타셨네. 저상버스는 많이 늘어났는데 타는 사람이 없어요. (저상버스) 한 대 들어오려면 돈도 많이 드는데."

차고지에서 나온 버스가 휠체어 손님을 태운 후, 다시 출발할 때 버스 기사가 승객에게 그렇게 말했다. 저상버스를 운전하기 시작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정작 휠체어를 탑승시키기 위해 리프트를 작동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다.

장애인 편의시설, 공급이 있는 곳에 수요가 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생긴다는 것은 일반기업과 공기업을 가리지 않고 모두 통용되는 말이다. 고속열차의 도입으로 주말을 지방에서 보내고 월요일 새벽에 수도권으로 출근하려는 승객이 많아지자, 월요일 새벽에만 운행하는 고속열차가 생긴 것이나, 버스나 전철 등 신규 노선을 만들 때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반영해 정차역을 결정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즉, 사람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고 접근이 쉬운 곳에 정류장이나 역 등을 만들면 기존의 슈요가 옮겨지기도 하고, 새로운 수요가 탄생하기도 하면서 장 단기적으로 시설의 확충이나 축소를 검토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부분 비장애인들이거나, 혹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의 의지로 이러한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활동보조인이 필요하거나 혹은 휠체어나 스쿠터를 탄 이들은 안전한 이용을 위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계단을 안전하게 내려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하고, 앞을 볼 수 없다면 유도불록이 필요하다. 편의시설이 필요 없는 이들에게 에스컬레이터는 욥션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엘리베이터와 유도불록은 안전과 생명을 위해 필수적인 사항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편의시설을 설치해도 장애인들의 이용률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주변의 접근성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일반 건물을 제한 없이 다닐 수 있는 이들의 경우 집을 나와 편의시설이 있는 건물에 도착하기까지 고르지 못한 노면과 계단 등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다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면 이러한 길을 혼자 가기는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이렇다 보니 예산을 들여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 못지 않게 주변의 환경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부분들이 먼저 해결된 이후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을 때 비로소 역에 나올 수 있기에 편의시설의 파급력은 비장애인들의 그것에 비해 시간이 걸린 이후에나 눈에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의 전달에 의해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져 새로운 시설에 대한 수요가 생겨야 하는데, 이 부분이 늦게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몸이 불편한 이들 역시 자유로운 외출(수요) 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집 앞에서부터 안전하지 않은 길이 많아 엄두를 내지 못하다,

동료들이나 인터넷을 통해 편의시설(공급) 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다시 말해 수요가 많아지는 것이 저상버스를 비롯한 일반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의 원리가 아닐까 한다.

언제부터인가 '에너지 소비효율'이라는 것이 자동차나 가전제품마다 아주 중요한 사항이 되었다.

동일한 제품이라도 제품 유지비가 적게 들어가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것과 같이 장애인 편의시설 역시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많지 않아서……." 라는 말보다는 주변 환경의 안전성 미흡으로 인해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없는지 살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직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장애인보다는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은 분명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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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정현석 (dreamgm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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