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고용안정협회 주최로 전국장애학생도우미 시상식이 있었다.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학생 중·고등학교의 도우미를 대상으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공모한 결과 129명의 추천이 있었고, 그 중 20명에게 시상을 하였으며, 부상으로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여하였다.

장애인고용안정협회는 평소 청소년 캠프를 운영하기도 하고, 장애인식 캠페인을 하기도 하며, 100개교가 넘는 학교에서 1만 4천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전국 학교에 장애인식교육을 하거나, 많은 공모가 있게 한 것은 서울시 교육청 장학관의 협조가 큰 도움이 되었다.

도가니 사건이 있은 후 교과부는 장애학생 폭력이나 따돌림 등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비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수기공모를 하거나, 장애학생이 있는 학급의 도우미를 대상으로 시상을 하는 등 일종의 시상제도를 통한 인권보호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있었으나, 아직 그러한 구체적 실천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번 장고협의 시상제도는 인권침해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아니라 긍정적 환경을 만들고 인센티브로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유도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장애학생을 돕기 위한 도우미 짝짓기라든가, 봉사활동을 위한 동아리, 친구맺기 등 상을 받은 학생 대부분은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장애학생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등·하교 지원, 식사와 화장실 돕기, 수업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다른 친구들과의 가교역할도 하였다.

김광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저도 장애인으로 학창시절 친구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제가 있으며, 그러한 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재의 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그 장애인에게 꿈을 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학교장의 추천서에서 도우미 학생의 장래 희망이 사회복지사라든가, 매우 성적이 우수한 아이라는 것은 심사점수에 가점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상은 우수한 성적이라고 주는 것이 아니고, 우수한데도 착하다는 것이 시상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학교장이나 장학관의 상을 받은 바 있는 학생도 시상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시상의 취지상 상을 계속 연달아 주는 것은 인센티브의 효과가 적고, 한 가지 업적으로 여러 곳으로부터 상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통합교육을 통하여 장애학생이 수업을 받는 데에는 주위의 많은 친구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서로 소통하고 챙겨주고 보호해 주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장려되어야 할 행동이다.

그리고 이러한 친구들이 장애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하게 하고, 이웃과 사회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는 더욱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도우미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상을 받은 학생들은 별로 특별히 한 일이 없는데 상을 받는 것이 부끄럽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며 겸손한 마음을 표현하였고, 다른 친구와 함께 했는데 혼자 상을 받으니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순수함도 보여 주었다.

강원도 모 농업고등학교 수상자는 장애학생의 어머니로 같이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 자녀와 함께 입학하여 자녀를 위해 한 일이 상을 받게 되니, 죄송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재활의 꽃은 직업재활이다. 그리고 직업재활은 단순히 직업소개나 직업훈련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유아기의 전환교육과 직업관에 대한 인식, 꿈에 대한 자기인식과 노력, 같은 동료와의 협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합쳐져서 직업재활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고용안정협회가 기획한 인식개선 시상은 너무나 적절한 행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화와 문명은 인류가 더욱 윤택하고 편리한 생활을 위해 창조하고 발견한 것으로, 가장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학생에게 마음을 쓰는 이 학생들이야말로 사회의 불편을 해결하고 인류에 기여할 인재가 되리라 믿는다.

이들이 세상을 살만하게 만드는 혁명가이고, 사회참여 활동을 한 어린청년 개척자이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의 따돌림과 인권침해가 사회 문제시되는 요즘, 이러한 아름다운 사례들을 개발하고 시상을 하는 것은 인식개선 방법 중 가장 효과가 큰 일이 아닌가 한다.

비록 20만원의 상금은 지방에서 가족이 서울로 올라와 시상식에 참여한 여비 수준밖에 되지 않을지 몰라도, 상금이 아닌 상 자체의 영광은 그 가치가 실로 측정할 수 없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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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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