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집무실에서 박원순 시장과 아내와 함께 기념촬영. ⓒ송경태

붉은 태양이 서산으로 뉘엿뉘엿 기울어가는 토요일 오후 나는 아내와 함께 서울시장실을 찾았다.

오랜만에 만난 형제처럼 반갑게 맞이해준 박원순 시장님은 내 손을 꼭 잡고 시장집무실에 진열된 시민이 보내준 소중한 사연들이 새겨진 각종 물건들을 자상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일일이 소개해 주었다.

“송 의원님, 이거 좀 만져보세요. 한 쪽으로 기울어진 책꽂이에요.”

“아니, 왜 양 쪽으로 기울어 있죠?”

“양극화로 심화된 사회갈등을 해소해 달라는 시민의 깊은 뜻이 담긴 책꽂이랍니다.”

나는 중간 부위는 수평이고 양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갈등해소 책꽂이’를 만진 순간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깊은 의미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책꽂이였다.

“시장님, 참 행복하시겠어요.”

“예, 맞아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이건 시장에게 바라는 쪽지들이고, 이건 시정의 최우선 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액자인데 여덟 개의 정책 중 가장 오른쪽에 사회복지가 둥근 원안에 새겨져 있어요.”

시장님은 앞을 못 보는 나를 배려하여 진열대 위에 놓인 액자를 손수 들고 액자에 새겨진 모형도대로 내손을 짚어주시며 세심하게 배려해 주셨다.

“송 의원님, 이건 시민의자에요. 앉아 보세요.”

시장님의 권유로 나는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된 영광스러운 ‘시민의자’에 앉아볼 수 있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 ‘시민이 주인 되는 세상’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내 곳곳을 발이 탱탱 붓도록 뛰어다니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님이 시장 당선 후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무상급식’, ‘시립대 반값 등록금’, ‘소방공무원 미제 해소’등 시민과 서민의 애환을 보듬어 주는 따뜻한 행정이었다.

“시장님, 장애인들의 가장 관심사는 장애인 명예부시장 임명이에요. 언제쯤 실현이 될런지요?”

“예, 꼭 실천하겠습니다.”

나는 장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세심한 곳까지 배려와 관심을 가져 주신 박시장님께 다시 한 번 경탄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희망을 보았다.

“박 시장님 화이팅! 서울시 화이팅! 대한민국 화이팅!!”

서울시장 집무실에 있는 ‘갈등해소 책꽂이’를 설명하고 있는 박원순시장. ⓒ송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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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태씨는 군복무중이던 22살 때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을 실명하고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꾸준히 장애인계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자 전북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4대 극한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마라토너이자 '삼 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이라는 시집을 낸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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