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부터 12일 동안 유엔을 비롯해 전 세계 각 국에서 여성의 평등과 인권 신장 그리고 성차별과 폭력 근절을 위해 전 지구적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이슈의 현장에 장애여성이 주요한 주제로 논의된 소식이 있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와 관련된 소식을 에이블뉴스 독자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항상, 매년 3월 첫 주가 시작되면 전 세계의 여성들은 여성의 인권과 평등을 위해 함께 모여 주요한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는 제54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세계여성의 날을 중심으로, 2주 동안이나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에서 개최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여성인권 활동가들과 관련 단체들이 유엔에 모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유엔 본부에서 뿐 아니라, 각 국 현지의 여성들도 이 기간 동안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위원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내에서 독점적으로 평등과 여성 발전을 성별로 전용의 기능위원회입니다. 매년 회원국의 대표들이 유엔 본부에서 뉴욕에서 남녀평등에 대한 진행 상황을 평가, 수집 과제를 식별하는 글로벌 표준을 설정하고 남녀평등과 여성 발전을 세계적으로 홍보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유엔 기관입니다.

이번 위원회는 북경여성행동강령 15주년을 맞아 유엔의 ‘성주류화 전략’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종합적 평가와 새로운 전략 개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진 자리였습니다. 또한 유엔 본회의, 특히 23차 총회에서 결의 된 각 국의 여성 정책들을 평가하고 그 결과들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합니다. 또한 2015년까지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빈곤근절을 위한 유엔새천년개발계획에서의 여성의 평등과 개발을 위한 논의들이 어떠한 진전을 이루며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점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 해 이 위원회 기간이 세계 장애여성들에게 의미가 깊었던 것은 지난 3월 4일, 뉴욕 유엔본부 컨퍼런스 C에서 열린 장애여성에 관한 워크숍 형태의 사이드 이벤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제는 “장애여성과 장애 소녀들의 평등을 향하여 : 젠더, 장애 그리고 개발”.

이 이벤트는 현재,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의 시각장애여성 아나 펠라츠와 유엔인구기금의 인권자문위원 루즈 안젤리나 멜로, 윌리슬리 여성 센터의 국제인권정책 국장 랑기따 다 실바 씨 등 장애와 여성 두 영역의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친 자리였습니다. 사회는 글로벌 파트너십 장애와 개발(GPDD)의 사무총장인 마리아 베로니카 리아나 씨가 맡았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서 전 세계 장애여성들은 북경여성행동강령과 23차 유엔 총회 결의안에 장애여성과 장애소녀에 관한 각 국가의 관심과 각별한 대책마련이 권고되었으며 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12월에 유엔 총회에서 열린 유엔새천년개발계획에서 장애인의 참여적인 개발정책이 주류화 되는 과정에 반드시 여성주의적 관점이 부여될 것이 각 국 정부에 권고된 바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리고 “젠더, 장애 그리고 개발” 등의 주요한 유엔의 이슈에 “장애여성”은 모두 연관되고 걸쳐진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장애여성에 관한 정책 실현 없이는 이 모든 주제들의 진정한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점과 장애인과 여성의 역량강화는 결국 이 두 영역에서 소외되어 있는 전 세계의 장애여성과 장애소녀들의 역량강화 없이는 목표달성이 불가능하며 이에 대한 관심과 구체적인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논의의 장에 장애여성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의 장애여성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는 논의를 거쳐 북경세계여성행동강령에 포함되었던 장애여성과 장애소녀에 관한 내용들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장애여성의 목소리가 모여진 내용이었으니 그 의미가 매우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유엔여성지위위원회에는 각 국가 외교부 대표들은 물론 여성관련 시민사회단체들, 유엔 관련 부서들, 국제기구 전문가들, 그리고 당사자인 여성들이 모여 현재의 여성인권과 평등을 위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애여성과 관련된 이번 사이드 이벤트는 장애여성에 관한 이슈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킨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이 밖에도 아시아의 여성, 법 그리고 개발 포럼의 아시아여성인권보고서 “아시아여성의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에서 아시아의 장애여성의 성폭력과 불임 그리고 재생산권과 관련된 보고 내용이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비록 이러한 의미 있는 자리에 직접 가볼 수 없어 매우 아쉬웠지만, 인터넷과 이메일 등을 통해 세계여성인권과 관련된 영역에서 장애여성과 장애소녀들에 관한 내용이 세계여성인권 영역에서 새로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그 배경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 세계 장애여성당사자들의 조용하고 끈질긴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 매우 반가운 기회였습니다.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기 위해 홍콩에서 열린 홍콩장애여성협회의 기념 워크숍. ⓒ김미주

*출처 : 유엔여성지위윈원회 www.un.org/womenwatch/daw/csw

유엔장애인관련 사이트 www.un.org/dis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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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미주로 본명은 김미연입니다. 저는 지체장애를 가진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여성입니다. 장애와 여성이 저의 존재적 조건이자 정체성이며 삶의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멋진 장애인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또 다른나라의 장애인들의 삶을 에이블뉴스의 칼럼을 통해 독자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국내에서는 장애여성문화공동체에서 국제적으로는 세계은행의 장애와 개발팀의 컨설턴트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중학교를 가는 딸과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장애아줌마입니다. 장애인으로 우리 모두 멋지게 함께 살아가는 동지들이 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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