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을 받은 장향숙씨. <에이블뉴스>

"내가 1번이 된 의미는 장향숙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최옥란 열사와 같은 죽음이 없어야 된다는 의미이다. 최옥란 열사는 내 가슴속에 살아있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에 오른 장향숙(46·지체1급·열린우리당 중앙위원) 후보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최옥란 열사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잠시 머뭇거렸다. 휠체어를 타는 중증 여성장애인인 그 또한 최옥란 열사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인 듯 했다.

이어 장 후보는 “내가 장애인 여러분과 다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내가 여러분들을 다르게 보지 않듯이 나를 다르게 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며, “여러분들과 함께 노력할 테니까 많이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장 후보는 국회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이동권, 자립생활, 문화체육, 차별금지법, 연금법 등 장애인계 주요 현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 관련 장 후보는 “향숙 개인의 생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계 전체가 바라는 방향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서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먼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내 주위에 함께하고 있는 450만 장애인, 56만 여성장애인, 그리고 나를 애써서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이미경 의원,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조창용 부회장, 박동진 금정구장애인협회장 등과 같은 분들이 마음으로부터 도와주셨다.

최옥란 열사가 2주기를 맞이했다. 최옥란 열사가 죽었을 때 혼자서 많이 울었었다. 그러니까 내가 1번이 된 의미는 장향숙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최옥란 열사와 같은 죽음이 없어야 된다는 의미이다. 최옥란 열사는 내 가슴속에 살아있다.

또 열린우리당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듣겠다는 의미로 나를 1번으로 택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그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

국회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장애인계 현안들이 굉장히 많다. 그 현안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집중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제대로 된 이동권문제, 자립생활 문제 등이다. 또 장애인 문화체육에 대한 올바른 정책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연금법은 전 장애인계의 의견수렴을 거친 다음에 열린우리당의 정책으로 선택하도록 해서 집중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다. 빈 공약이 안 되도록 할 것이다. 이것은 장향숙 개인의 생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계 전체가 바라는 방향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서 추진해야할 것이다.”

총선 때까지 무슨 일을 하게 되나?

"일단 당에서 일정을 짜주는 데로 움직여야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부산에 내려가서 휠체어를 타고,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할 것이다.”

1번을 받으신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짚어주신다면

"내가 공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동안 월급 받는 직업을 가져본 적도 없다. 이런 나의 삶을 열린우리당에서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이것은 내 주위에 함께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과 우리사회 소수자의 목소리를 그 숨결대로 듣겠다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 하면 싸움하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앞으로 새로운 국회의원의 모습을,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내가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의 희망이 되고 모범이 되는, 멀리 있지 않고 국민 곁에 있는, 항상 장애인 곁에 있는 의원이 되고 싶다.

1번이 확정되고 나서 여러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기자들 중에 삐딱하게 묻는 사람이 있다. ‘진짜 비례대표 신청하셨어요?’ ‘진짜 당원 맞아요?’ 등등. 그런 기자들은 열린우리당에서 급조해서 나를 상품하나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들에게 한 마디 해줬다. 당신들이 나를 의외로 받아들이고, 당신들이 그런 식으로 말을 하고, 내가 안보였다는 것은 당신이 깨어있지 않아서 안 보인 것이다. 열린우리당 당원이나 지도부는 깨어 있기 때문에 나를 보았다라고….”

장애인 여러분들에게 각오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정말 감사드린다. 내 속에 모든 여성장애인들이 함께 있다. 내가 여러분과 다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내가 여러분들을 다르게 보지 않듯이 나를 다르게 보지 말아 달라. 여러분들과 함께 노력할 테니까 많이 도와 달라. 나 혼자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면서도 진정한 국민으로 서지 못했던 분들과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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