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이 산뜻한 오두막집 앞으로는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모래 결 고운 해변이 펼쳐진다. 새벽 일찍 일어나 눈곱만 떼면 동해안 일출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캄캄한 밤에는 휘황한 집어등을 달고 검은 바다를 밝히는 오징어 배를 지켜볼 수 있다.
세수하고 옷 입는 사소한 일도 느리다보니 벼르고별러 떠난 여행에서도 여유롭게 지내다 오지 못하는 것이 장애인 여행의 한계. 바닷가가 내 집 정원 같은 이런 장소라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에 눈맞추고 있는 것이 어렵지 않다. 나무결 고운 천장을 바라보며 오두막집에 누워 있노라면 아득히 바퀴 소리를 덜컹대며 <바다열차>가 지나가는 정취도 그만이다.
전동휠체어를 갖고 간다면 캠핑 리조트 전체를 더욱 신나게 휘돌아볼 수 있다. 카페테리아 뒤쪽으로 가면 휠체어 둥근 발이 모래사장에 빠지지 않도록 고무판을 깔아두어서 파도치는 바다물결을 멀리서 바라보다 돌아와야 하는 다른 해수욕장과 구별된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오토캠핑장이라서 이국적인 풍광도 멋스럽다. 바다를 향해 일렬로 놓여있는 캠핑카 <카라반>을 배경으로 사진 한 방을 박으면 영화 속 한 장면이 연출된다.
이 리조트는 동해시에서 직영하고 있어 단지 내 편의점 가격이 비싸지 않다. 회의 장소가 필요하다면 5분 거리의 <망상컨벤션센터>를 빌리면 된다. 다만 휴양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점이 아쉬울 뿐.
예약이 필수인데 예약 시 "장애인용 객실을 미리 지정해 달라"고 했음에도 "당일 예약상황을 따라야 한다"며 장애인용 객실에 장애인 고객을 먼저 배정하지 않았다. 출입구와 화장실 턱에 놓아주는 나무판자도 사전교육이 되어 있지 않아 직원에 따라 숙지하지 못하고 있어 목소리 높여 신청해야 했다.
강원도 지역 장애인편의시설 조사단이 편의시설을 점검하고 동해시에서 이를 보완한다면 장애인들에게 <베스트 숙박시설>로 손꼽히게 될 것이 틀림없을 텐데. 어쨌거나 가을바람을 타고 가을바다로 떠나고 싶은 장애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여행지도 없을 것이다.
-교통=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망상인터체인지로 빠져나오는 것이 가장 가깝다. 고속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 가까운 역에서 택시비 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식사=객실 내 취사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바비큐 설비를 준비해서 바다를 바라보며 객실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맛이 그만. 광고스티커를 보고 피자, 치킨 같은 배달음식을 시켜 먹더라도 짭짤한 바다 향이 어우러져 맛있다. 가까운 묵호항에서 생선회를 떠다먹는 것도 별미.
-참고. 네이버 블로그 <둥근 발로 살아가는 세상이야기>는 방랑벽을 일깨운다. 이 기사에 게재된 사진도 승낙을 받고 올린 것. 블로거 아리씨는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장애인들이 가볼만한 여행지를 소개한다. <망상
오토캠핑리조트>에 대한 것도 꼭 한번 살펴보자.
http://blog.naver.com/ary0619/50041233239-망상
오토캠핑리조트. 예약은 필수. 장애인용 객실, 문턱에 설치할 나무판자를 준비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자.
www.campingkorea.or.kr*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9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전 국민이 즐겨보는 장애인 & 복지 뉴스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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