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립대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한 '조나단 티옹'. ⓒ채널뉴스아시아닷컴

“의사는 티옹이 두살을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는 최우수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다.”

아시아권 뉴스를 다루는 신문의 기사 헤드라인의 제목입니다. 헤드라인 아래는 휠체어에 앉은 남학생과 눈높이를 맞춘 대학 총장이 학위를 전달하고 있는 사진이 같이 게재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이 기사의 주인공이자 이번에 학위를 받은 싱가포르의 조나단 티옹입니다.

올해 25살의 조나난 티옹은 최근에 싱가포르 국립대학를 졸업했습니다. 조나단은 졸업과 동시에 인턴을 했던 직장에 고용이 되면서 안정된 직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나단의 졸업과 취업은 싱가포르에서도 잔잔한 화제가 되었습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근육장애인이 명문인 싱가포르 국립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명문 대기업에 취업이 된 점이 부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조나단은 대학 재학 초기에 ‘계단의 대학’이라는 별명이 있는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건물과 건물을 이동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의 활동을 돕는 전임 활동 보조사가 함께 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대학은 휠체어 장애인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아 수업하러 교실을 찾아 다니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의 학업에 큰 변화가 온 것은 코로나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학교 수업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모두 전환되면서 그는 통학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이것은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조나단에게는 위기가 기회로 전환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수업 덕분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어려움을 피하고, 집에서 화상으로 공부하면서 조나단은 최고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인턴도 비대면으로 마칠 수 있었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인턴을 했던 대기업이었던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조나단을 고용한 회사는 그의 존재가 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이해했지만, 무엇보다도 주변에서는 조나단의 글쓰기와 뛰어난 편집 재능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조나단은 회사를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으로 입사했습니다. 그는 회사일 외에도 칼럼을 쓰고 블로그에 글을 게시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데, 그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7,500명이나 됩니다.

조나단은 자신의 장애를 학위와 직장과 연결하는 사회적 태도에 주의하면서, 대부분의 싱가포르 장애인들이 직장이 없이 실업의 상태에서 지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국가든지 티옹처럼 명문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는 장애인은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합니다. 사회적 기대감이 주어지기 때문이기도 한데, 개인의 성향과는 별개로 고등교육을 받은 장애인은 사회적 책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조나단의 대학 졸업기사를 통해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권 장애인의 권리 보장과 장애인식이 조금씩 나아지길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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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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