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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주장하기 전 미인가시설 손질부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2-03 08:49:10


< 서인환의 월요 칼럼 >
‘탈시설 주장하기 전 미인가시설 손질부터’

MC: <서인환의 월요칼럼>
서인환 장애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 서인환칼럼니스트 인터뷰 ♣
1) 탈시설 지원법 제정....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애계 이슈인데요.
서인환칼럼니스트께선 탈시설에 앞서 미인가 시설 손질이
우선되어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셨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듣기 전에, 현재 국내에 미인가 시설에서
생활하는 분이 몇 명이나 계실까요?

우리나라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가 3만 명 정도라면 그 중 미인가시설의 이용자가 1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정확한 수는 알 수 없다. 미인가시설이니 제도권 밖에 있어서 자생적으로 얼마나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아니 파악하지 않고 있다.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실태조사에서도 미인가시설은 포함되지 않는다. 시설이 있음을 인지하더라도 강제로 조사를 할 권한이 정부에 없다. 어떤 집단은 종교단체로 장애인을 보호하기는 하지만, 종교적 목적이지 시설이 아니라고 부정해 버리고 정부의 간섭을 거부한다.

2) 그렇군요. 그럼 미인가 시설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것은
미인가시설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문제 때문인가요?

미인가시설이라고 모두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정말 사회적 공헌이나 갈 곳 없는 장애인을 위해 개인 재산을 출원하여 봉사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종교적 포교 목적이나 공동생활, 이웃사랑 실천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다. 아직 사회복지법인을 만들 재산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후원금을 모으거나 독지가를 만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정식 사회복지법인으로 성장하는 꿈을 꾸면서 미인가의 기간을 감수하면서 장애인을 모아 보호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전국에 미인가시설은 신고도 하지 않고 있는 시설이라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 제도권 안에서 조금의 보조를 해 주면서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감독을 하고자 조건부 인가시설이란 것을 만들었지만, 조건부시설이 사회복지법인으로 성장하여 자리를 잡거나, 획기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었다는 징후는 없다.

3) 반면에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을 학대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미인가 시설들도 있죠.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실태조사에서 인권침해의 지적을 받는 것 중 3분의 2 이상이 조건부 인가시설이다. 조건부 인가시설보다 더 열약한 곳이 미인가시설이니 최대한 미인가시설을 발굴하여 실태조사에 포함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장애인단체에서 있었으나, 복지부는 파악이 안 된다는 점과 왜 미인가의 문제까지 정부가 책임을 지거나 그로 인해 정부가 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을 받아야 하느냐며 미인가시설을 제외시켰다. 미인가시설은 장애인복지시설이 아니므로 관리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즉 정부 입장에서는 장애인 인권실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거주시설의 인권실태가 관심사다. 장애인 개인 중심에서 인권 보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설 중심 사고 예방과 관리 차원인 것이다.

4) 그럼.. 이제 탈시설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에
미인가시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만약 탈시설을 감행하게 되면 자립생활을 위해 지역사회로 돌아갔다가 실패하면 다시 돌아갈 시설이 없어져서 갈 곳이 없어지므로 미인가시설로 숨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법인 시설보다 더 열약한 미인가시설에 장애인을 내몬 결과이므로 더 열약한 장소로 보내게 되고 보호되지 않는 곳에 방치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5) 예상되는 또 다른 문제, 어떤게 있을까요?

비록 미인가시설이라 정부의 보조금은 받지 못하더라도 갈 곳 없는 장애인을 위해 국민들에게 후원을 요청할 것이고, 후원의 상품으로 장애인은 더욱 가난하고 처참한 지경을 연출하여 홍보용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모금에서 개인 착복이 일어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되어 시설주의 자산 확대에 사용되더라도 관리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으니 막을 방법이 없다. 모금법 위반으로 후원금 모금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는 하나 사실 그런 사례가 거의 없고, 불특정 다수의 모금이 아닌 경우라면 이 또한 법망을 피해 나갈 수 있다.

6) 또 어떤 예측이 가능한가요?

미인가시설에서는 장애인시설이 아니므로 활동지원바우처 이용도 허용될 것이고, 개인별 장애인 임금 등 개인에게 주어지는 각종 현금 서비스도 시설 이용과 중복된다고 볼 수 없어 모두 수급될 것이고, 이 수급비용이 미인가시설 이용료로 받아가도 이를 막을 방법도 없다. 미인가시설 종사자는 활동지원사로 급여를 받고 시설 운영비는 장애인연금으로 충당하여도 장애인의 경제적 착취로 해석하는 학대로 보기는 어렵다. 개인 간 계약관계가 된다.
서로 합의를 하였다거나 개인의 보호를 해 주면서 오히려 장애인에게 준 혜택이 더 많다고 하면 학대라고 하기 어렵다. 환경이 열악한 것은 인권침해의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이는 복지시설에서의 문제이지 미인가시설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의지할 곳 없는 장애인을 모아 개인적으로 호적에 입적하여 장애인을 양자로 삼고, 장애인 몇 명을 가족으로 데리고 사는 자가 있다면, 그는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수당을 가져가도 가족이므로 처벌할 수 없을 것이고, 사회로부터 장애인을 돌보는 훌륭한 사람으로 칭송을 받을 것이다. 실제 내용은 장애인을 방치한 것이거나 장애인을 이용한 것임에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미인가시설에서 일어난다. 그렇다면 미인가시설을 완전히 사회로부터 추방할 수 있을까?, 법으로 허가 없이 장애인을 데리고 있으면 처벌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법을 제정하여 장애인 미인가시설을 운영하면 처벌할 수 있을까? 법으로 일정 기간 허가 없이 장애인을 보호하면 처벌하거나 신고를 하도록 법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거리의 장애인에게 하루의 잠자리를 제공하면서 보호를 하여도 처벌될까? 일정 기간은 며칠 이상이 되면 안 되도록 하면 좋을까? 몇 명까지는 되고 몇 명 이상이면 안 되도록 해야 할까? 선의의 보호와 인권침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7) 걱정이네요. 그렇다면 탈시설이 자칫 미인가 시설을
양산 시킬 수 있다는거군요.
탈시설은 자칫하면 미인가시설을 양산시킬 수 있다. 거주시설을 운영하던 법인도 법인이 아닌 개인의 미인가시설로 전환하여 정부의 보조금을 포기하고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면서 그 수익과 후원금으로 적게 먹고 편하게 살자고 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가? 조금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탈시설의 정신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정부의 계획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미인가시설의 확산을 막을 방법은 없다. 현재의 미인가시설을 정비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탈시설 정책보다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결코 탈시설로 장애인에게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없다.
희생자만 늘릴 뿐이다. 미인가시설에 장애인 학대가 많아 통계적으로 숫자만 늘어나니 미인가시설을 제외하고 실태조사를 하는 정부, 미인가시설은 제도권이 아니므로 우리의 관심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고 하는 정부, 애꿎은 인가시설만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 하는 정부는 탈시설을 말할 자격조차 없다. 아니 말하는 것이 너무나 무책임하다. 단지 지역사회 전환 서비스 정도라야 맞다. 상당수 선의로 봉사하는 미인가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도권 밖에서 고의로 제도권에 들어가지 않고 장애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권의 사각지대를 즐기고 있는 미인가시설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정비할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더욱 심각한 미인가시설의 문제는 외면하고 복지시설만 감시하는 현 제도로는 분명 크나큰 문제를 안고 있다. 복지제도와 장애인의 삶의 붕괴만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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